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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사를 스쳐간 이들의 기억 귀퉁이에 하나같이 자리하고 있을 따스함.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아 지워지지 않는 온기.
이곳을 걸으며 길이 좁음을 탓할 이가 있을까. 나무 사이를 비껴 길이 열렸다.
물안개에서 여름이 밀려든다. 사철 마르는 일이 없는 싱그러움에 시선을 쉬이 떼기 힘들다.
발소리를 죽여 엿보는 단아한 삶의 단면. 가지런하고 맑은 것들이 이루는 조화에 숨을 죽이는 것을 잊는다.
열리는 일을 가벼이 생각하는 일의 위험. 조심스레 두드리고 당기는 일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이 언제일까.
빼곡이 들어찬 초록 빛깔 사이로 집 한 채가 웅크리고 있다. 모든 것이 하나의 풍경인 듯, 참으로 조용하다.
언젠가 브라운관 너머로 보았던 그 풍경이라고 생각했다. 굳게 닫힌 철문과 담 너머로 솟은 탑의 모습이 형벌의 상징인 것 마냥.
신림동 서점에서 책 하나를 꺼내 펼쳤다가 도로 덮었는데 순간 낯선 이의 한숨이 뺨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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