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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이 전해주는 선명한 메시지. 얼어붙은 가운데에도 흐르는 것이 있다.
노랗게 물드는 하늘과 연분홍빛으로 물드는 땅. 낯선 벽이 꿈속의 봄빛을 입고 있다.
지상의 먼 곳, 오랜 세월 어둠을 먹으며 완성된 너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태양의 맛을 지녔구나.
작은 산이 지면을 굽이치고 있다. 한 마리의 용일까, 그 속내가 끝내 궁금해지고야 만다.
한 송이 꽃으로 피기 위해 얼마나 울었을지. 결코 여릴 수 없는 꽃잎에 목례를 건넨다.
나란히 볕을 쬐는 모습이 퍽 평화로워 보인다. 올망졸망 꽃망울까지 틔워냈으니, 제 할 일은 끝낸 것.
나른한 오후, 하릴 없이 공원에 나온 사람일 리 없다. 그가 쓴 모자의 그늘이, 주름진 옷깃이 그의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한 발짝, 또 한 발짝. 무엇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한 마음에 자꾸만 들여다보게 되는 싱그러운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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