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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과 함께 빛이 바래가는 풍경. 바랜 빛이 더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쉬이 알 수 없는 이치일 것이다.
손 닿는 곳마다 따뜻한 나뭇결이 있다. 그 이름처럼 나무향이 가득한 고즈넉한 마을.
우리가 물결을 볼 수 있는 건 햇빛이 있기 때문이고 우리가 햇빛을 볼 수 있는 건 물결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걸음을 멈추고 그저 가만히 바라보라. 꿈인듯 현실인듯, 눈앞에서 보아도 아련한 풍경.
바다마저 잠재운 곧은 마음을 만나러 가는 길. 서툰 짐작에 대한 염려에 걸음이 느려진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문들을 지나치며 살아가는 걸까.
영원히 끝나지 않는 공연을 앞에 두고 관중은 말이 없다. 갇혀버린 소리가 그들의 몸속에서 메아리치는 듯하다.
이름처럼 나지막이 피어난 꽃들로 장식된 길. 다가갈 수록 놀라워 자꾸 걸음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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