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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마다 작은 지붕을 얹고 올라간다. 누가 누가 더 높나 내기를 하는 듯 층층이.
셔터가 내려갔음에도 자꾸만 시선이 향한다. 문이 열리면 사라질 너를 걱정하면서.
언제나, 어디에나 꽃을 피우고 싶은 마음은 모두 한 가지인 것일까. 낡은 벽에 꽃이 피니, 꽃밭이 열렸다.
멀리 내다보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일은 아니다. 흐려진 시야가 눈앞에 낯선 섬들을 띄워내고 있다.
반쯤 열린 문틈 사이로 또 하나의 문이 보여 머뭇거리다 조심스레 발을 뻗어본다.
바닷가에 아름다운 것이 어찌 포말 뿐이랴. 모래밭에 가지런한 발걸음들이 정겹다.
꽃들의 빛깔은 언제나 나를 놀라게 한다. 어찌 저리 선명하고 고운 빛깔로만 열릴 수 있는지, 부러움에 내는 탄성.
먼 바다 위 사방에서 물그림자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해무 너머 보이지 않는 곳에는 또 얼마나 많은 물그림자가 그려지고 있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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