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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실체임에도 실체가 아니기 때문에 묘한 매력이 있다. 색보다는 찰나의 실루엣이 보여주는 영원 때문에.
커다란 돌 하나를 들기 위해 몇 개의 손이 달라붙었을까. 돌을 든 사람의 수 만큼 인덕을 베푼 자였을까.
수평선의 경계가 애매해지고 무엇을 바라보기 위해 들여다보았는지도 희미해질 때, 바위 위에 홀로 빛나는 등대를 보았다.
제 몸 안에 담을 것이 바람 뿐이니, 얼마나 가벼운 삶인지. 닮고 싶은 마음에 손끝으로 톡, 건드려보고야 만다.
해변에는 가끔 선로가 펼쳐진다. 이 가지런한 그림자를 따라 밟으며 어떤 상상을 할 수 있을지.
층층이 흐르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층층이 고이는 중. 흐르는 물은 계속해서 흘러 가고, 고이는 물은 조금씩 가라 앉아 가고.
상상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상상이 된다.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구르는 만화 속 세상.
잔잔히 흐르는 수면을 뒤로 하고 너와 함께 걷는 이 길이 물결이 멎을 때까지 계속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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