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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이 마치 하늘의 잎사귀 같아서 정신없이 쳐다보다가 이내 시큰거리는 눈을 깜빡였다.
닫혀 있지만 조금만 손에 힘을 주어 밀면 활짝 열리는 문. 수줍은 듯 조그만 틈새로 초록이 싱그럽다.
두렁을 따라 이어진 초록의 끝에는 또 다른 초록이 시작된다. 싱그러운 잎사귀가 눈부시게 빛나는 이곳.
아주 오래 된, 그러나 선명한 자취. 온전히 제 몸으로 만든 흔적이란 왜 이리도 아련한 것인지.
포수가 볼 수 있는 곳은 포구가 향하는 작은 구멍. 그 구멍으로 보이는 것이 마지막 풍경일 수도 있었다.
한 해를 끝끝내 버텨내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이들. 그 빈 모습들에서 어찌 서글픔을 느낄 수 있을까.
가지런히 모은 두 개의 손에 물방울이 맺혔다. 특별할 것 없이 특별한 것들의 만남.
평화, 생명, 그리고 군사 분계선. 갈라진 땅 위로 돋는 푸른 잔디에 생각이 늘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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