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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자리한 것들이란 저마다 채울 자리를 마련해두고 있다. 땅에 두 발을 디딘 채 하늘을 상상하는 것은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줄 하나 내려놓고 후후 입김으로 언 손을 녹여본다. 걸려도 그만, 놓쳐도 그만.
어느 틈에 채워질까. 채워지지 않은 여백에 채워진 모습을 상상해 본다.
겨울에 이곳을 걷는 것이 더욱 아름다운 이유는 풍경에 여름을 상상하는 마음이 더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경 읽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란 탓인지 너무 붉지도 연하지도 않으며 모난 법이 없다.
사각사각, 풀이 내는 소리인줄 알았더니 너였구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애꿎은 풀만 사각사각.
다리 위 민족의 얼이 물결을 그리며 나부낀다. 가슴 가득 알 수 없는 감정이 차올라 벅차다.
여섯 개의 각으로 총총히 모여 있는 작은 소망들. 가만히 머물러 사찰을 내다보는 모습이 퍽 고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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