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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말이 없는 시선이 더 많은 것을 묻는다. 비워내고 또 비워낸 뒤에야 묵직해질 수 있을까.
소원은 보이지 않는 건데도 자꾸만 보이게 하려고 한다. 실체가 없다면 믿을 수 없는 걸까.
쉬이 옮길 수도, 부술 수도, 말을 걸 수도 없는 굳은 침묵. 그 가운데 아련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가득하다.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다 해서 몸을 움츠릴 필요가 있을까. 삐뚤빼뚤하면서도 가지런한 모습들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물안개가 어리듯, 빛이 고요하게 내려앉았다. 수없이 부서지고, 또 다시 채워지는 꽉 찬 풍경.
물속에 잠긴 이의 절박함인가 아니면 그 옛날 지구를 떠받들던 프로메테우스의 원념인가.
그곳에 없으면 안 되는 것, 존재의 부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언제나 고개를 들면 그곳에 있어야 용납이 되는 것.
어떤 좋은 구경거리가 기다리고 있는지. 두 개의 그림자가 총총히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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