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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헤엄치는 물고기 하나, 지느러미를 움직이자 어디선가 바람 우는 소리 들려온다.
그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아직도 선명한 그의 자취가 신기할 따름.
발소리를 죽여 엿보는 단아한 삶의 단면. 가지런하고 맑은 것들이 이루는 조화에 숨을 죽이는 것을 잊는다.
한 사람의 손 끝에서 어찌 이리 다양한 빛깔이 필 수 있는 것인지. 정갈하고 정성스러워 젓가락 드는 일을 잠시 멈추어 본다.
이름 때문일까 소나무마저 황금빛으로 빛나는 이곳에는 유독 그림자가 짙다.
연꽃밭 한가운데에 정자 하나, 자리를 지키고 섰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시간 속에서 진흙에 잠긴 발만 동동.
아무리 사소한 흔적이라도 지나치지 말 것. 그것이 흔적으로 남기 위해 지나쳤을 시간은 치열했으므로.
집을 찾는 이는 누군가가 보낸 평범한 안부일 수도 있고 뜻밖의 소식일 수도 있기에 허리를 숙일 때마다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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