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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의 너는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그곳에서 묵묵히 나의 고백을 들어주었다.
목을 축이던 이의 수만큼 젖은 것은 아니다. 마시 전 한 번, 마시고 난 후 한 번 의식처럼 행해지는 행위 때문.
가끔은 풍경도 단청을 올린다. 사람의 사찰과 자연의 사찰을 함께 볼 수 있는 기쁨.
의외로 아래가 잘 보이지 않아 실망하려던 찰나 해가 기울자 발 아래에 드러나는 풍경이 그야말로 절경이더라.
언제부터 어깨를 맞대고 서 있었을까. 나무들과 울타리,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까지.
살아 있는 것을 본 떠 만들었기에 너는 그 이상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는데 갈 수도 없는 곳을 바라보고 있구나.
올려다보이는 풍경에 눈이 시리다. 풍경이 한 점 한 점 떨어져내리는, 잊지 못할 순간들.
백미러와 렌즈를 거쳐, 드디어 내게 닿은 시선. 여행지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여행자 자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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