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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비탈이 함께 꾸민 물길. 어느 비탈에 기대어도 계곡물이 발을 적셔 줄 것이다.
오래도록 잠겨있던 마음의 빗장이 열렸다. 그런다 한들 어찌 쉬이 들이닥칠 수 있을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무엇이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과, 들여다보기 이전에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조용히. 마음과 걸음을 함께 가다듬으며 나아가는 길.
허공에 자리한 것들이란 저마다 채울 자리를 마련해두고 있다. 땅에 두 발을 디딘 채 하늘을 상상하는 것은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동백섬 어느 바위 위에 세워진 인어상 하나. 비늘이 마르고 닳도록 그곳에 있으면 갈라져 다리가 생기기라도 하나.
만 년의 세월 앞에 우뚝 선 나무 한 그루. 굽어보는 것일까,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중일까.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모든 것이 완벽히 맞아 들어갔다. 무너지는 것도 잊은 채 언제까지고 그곳에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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