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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비석 홀로 외로이 선 이곳은 어떤 곳이었을까.
멀찍이 바라보니 땅과 구분이 가지 않는다. 오랜 세월 땅을 딛고 서서 물들어버렸나, 온통 누렇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푸른 그라운드가 펼쳐져 있다. 뜀박질을 할 때마다 풀잎에 흙이 섞여 나뒹구는 그라운드가.
두 물길이 하나로 합쳐지는, 그곳에 우뚝 선 작은 쉼터. 아름답게 복원된 옛 선비들의 정취가 고즈넉하다.
저 여린 빛깔의 창마다 자리한 소리 없는 아우성. 이리도 조용히 꿈이 필 수 있을까.
바다 너머로 보이는 것은 섬인가 아니면 건너편 육지의 산인가. 점점 아래로 파묻히는 모래 위에서 멍하니 봉우리를 응시한다.
동강 어귀를 따라가다보면 숨겨진 벽들을 만날 수 있다. 어떤 비밀이 있기에 그늘에 감춰둔 건지, 자꾸만 들여다보게 된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을 쉽게 보기 위해서는 평소 보지 않던 방향을 응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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