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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릉도 원시림의 속살을 맛보다

    울릉도 원시림의 속살을 맛보다

    지역경상북도 울릉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울릉도 원시림의 속살을 맛보다

    • 프롤로그
    • 1.여기가 울릉도야? 정글이야?
    • 2.상쾌한 기운을 온몸으로 받들다
    • 3.중앙에 솟은 최고봉을 향해
    • 4.정상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할지니
    • 5.천국의 계단 혹은 공포의 계단?
    • 6.이야기가 있는 나리분지 숲길을 거닐면
    • 7.자연 속 삶터
    • 8.울릉도의 진정한 속살을 맛보다
    • 에필로그

    울릉도 원시림의 속살을 맛보다

    - 경상북도 울릉군 -

    머나먼 울릉도 여행은 울렁거림으로 시작합니다. 작심해야 갈 수 있는 머나먼 여행길, 그 먼 바다 한가운데 떠 있을 섬으로 향하는 울렁거림이 그 첫 번째입니다. 쾌속선이 다니는 길이어서 예전보다는 한결 이동하기 편해졌지만 파도라도 높을라치면 뱃멀미 때문에 겪어야 하는 울렁거림이 두 번째입니다. 마지막 울렁거림은,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과 하염없이 걷고 싶을 만큼 운치 있는 숲길에서 울릉도의 속살을 마주했을 때 겪게 됩니다. 맞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울릉도 속살까지 들여다보는 섬 일주 트래킹을 떠나라!’

    요즘 갈 곳 잃어 매너리즘에 빠진 백패커들, 섬 곳곳에 산재한 울릉도만의 참 매력을 느껴보기 위해 발걸음을 한 첫 소감은 과연 어떨까?

    “천혜의 비경들이 즐비하다더니, 숲이 마치 원시림에 가까워! 포장도로가 놓이긴 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내륙 옛길은 수풀이 머리 위를 껑충 치솟는 곳이 많아.”

    “제1호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될 만도 하지? 하늘 한 점 보이지 않게 가릴 정도로 나무들이 빽빽하고, 사방은 온통 생명의 빛이 흘러넘치고 있어!”

    안평전 등산로 입구까지는 버스가 다니지 않아 불편함도 있지만, 등산로에 들어선 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짜증은 눈 녹듯 사라진다. 무엇을 보았기 때문일까?

    “길이 벌써부터 가팔라지는 게, 우리가 숲 속 깊숙이 들어온 것 같아. 어느새 그 푸른 바다가 한 조각도 보이지가 않네.”

    “빛이 투과되지 않을 정도로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져 있어 시간마저 멈춘 듯하구나. 하지만, 발걸음 뗄 때마다 나무와 풀, 흙이 발산하는 상쾌한 기운이 기분을 좋게 하지 않아?”

    하나의 거대한 산과 같은 이 섬은 수풀을 헤치며 나아가다보면 흡사 정글탐사를 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이곳의 진정한 속살을 보기 위한 장소는 따로 있다고.

    “나리분지를 제외하면 평지는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어! 지금 우리가 향하는 저 봉우리, 원시림이 정말 빼곡하다! 혹시 뱀이라도 나오는 거 아닌가 몰라!”

    “신기하게도 여긴 뱀이 없다지? 그래서 더 자유롭게 발길을 내딛을 수 있다고.” “그거 참…. 그나저나 저 중앙에 솟은 최고봉의 모습, 멀리서 봐도 참 장관이야.”

    성인봉 정상은 별다른 풍경 없이 표지석 하나 덩그러니 서 있어 뭔가 밋밋하다. 시야마저 답답한 듯한 이곳을 벗어나 아래로 향하다 보면 전혀 다른 신세계가 펼쳐진다는데?

    “나무가 어른 키보다 높게 자라 있어 봉우리 몇 개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아. 발밑으로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탁 트인 전망을 기대했는데, 이거 좀 실망스러운 걸.”

    “이쪽으로 내려와! 여기가 바로 명당이었어! 형제봉, 미륵사, 송곳봉들까지 훤히 다 보여.” “정말! 가을에 오면 주변에 단풍보다 더 붉은 마가목 열매들을 실컷 보고 갈 수 있겠다.”

    하산 길은 나무계단이 계속돼 비교적 편안하다. 그러나 나리분지에서 출발한 사람들에겐 여기가 ‘공포의 계단’으로 불린다는데 왜일까?

    “오르는 길은 산비탈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나무계단만 보더라도 내려가는 길은 참 편하게 가겠다! 한 1천600개 계단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무슨 소리~. 2천개도 훨씬 넘는다던데?”

    “정확히는 몰라도 아까 이쪽에서 오르던 사람들은 계단 수를 헤아리다 이내 포기했겠지?”

    과히 식물의 보고라 할 수 이곳의 상쾌한 숲길은 나리분지까지 계속된다. 이 길을 걸으며 자생하는 나무와 꽃, 풀에 대해 친절한 설명도 함께 들을 수 있다는데?

    “부지깽이부터 명이, 노랑털머위꽃, 미역취 등 이 일대에서 자생하는 식물 종류만도 정말 어마어마하구나!”

    “부지깽이? 옛날 아궁이에 군불 피울 때 사용하는 나무자루를 일컫는 말 아닌가?” “이 안내판을 봐봐! 잘 설명해놓았잖아. 여기 가장 흔한 ‘너도밤나무’ 이야기도 있네!”

    등산로가 끝나더라도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는 이어지며 행의 묘미를 더한다. 산들이 철갑을 두른 듯 분지를 감싸고 있는 나리분지 평원에서는 또 어떤 풍경이 기다릴까?

    “통나무로 집을 짓고 지붕에 돌을 잔뜩 올린 울릉도식 집구조의 너와집이 있는 나리마을로 가볼까? 통나무와 나무껍질로 지은 투막집들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을 거야.”

    “나리전망대로 가보는 게 더 낫지 않겠어? 마을 전경은 물론이고, 화산이 폭발하면서 이만큼 넓고 평평한 땅을 갖게 된 섬을 앞으로도 쉽게 감상하기가 힘들 테니까.”

    흙냄새, 나무냄새 구수한 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의집을 지나고 ‘신령수’라 부르는 샘터가 나온다. 이곳 물맛이 어디에 비길 데 없을 정도로 좋다는데?

    “신이 내린 물맛이야! 달고 청량해. 하여튼 물맛 하나는 이름 그대로 신령스럽구나. 마트서 산 생수는 쏟아버리고 이 약수로 가득 채워야겠어!”

    “내 생각은 좀 달라! 이끼와 양치식물들로 가득 메워진 바위들 틈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이 물, 고로쇠 수액처럼 목 넘김이 부드러워. 울릉도의 속살 맛이 있다면 이런 맛일까?”

    혹자는 항구와 항구를 오가는 배를 타고 내려서 터벅터벅 걷는 여행이야말로 울릉도의 ‘속살’과 마주할 수 있는 진정한 여행법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울릉도 여행의 참맛은 ‘걷기’에 있습니다. 그 모든 길들은 거의 대부분 바닷길과 연해 있어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쉴 새 없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올레길과 둘레길 등 수많은 길들을 새로 내고 있지만, 울릉도의 길은 예전부터 자연 그대로 거기 있어 왔기에 특히 그러합니다. 외딴섬의 원시비경에 숨겨진 그 속살이 궁금하다면 이번 주말은 울릉도로 한번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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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위에 오르고, 바위를 보고, 바위를 걷다

    바위에 오르고, 바위를 보고, 바위를 걷다

    지역경상남도 거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바위에 오르고, 바위를 보고, 바위를 걷다

    • 프롤로그
    • 1.바다위의 섬 이름이 웬 ‘강’?
    • 2.불로장생의 비밀, 약초섬 해금강
    • 3.바위 위에 올라서 내려다보다
    • 4.십자동굴 속의 기묘한 세상
    • 5.태양 속으로 빨려들다
    • 6.위태롭게, 하지만 강인하게
    • 7.바다와 기암괴석
    • 8.자글자글 몽돌
    • 에필로그

    바위에 오르고, 바위를 보고, 바위를 걷다

    - 경상남도 거제시 -

    경상남도 거제시에 위치한 명물은 말 할 것도 없이 ‘해금강’을 꼽을 수 있습니다. 명승 제 2호로 지정되어있는 해금강은, 거제도 남동쪽에 튀어나온 갈곶에서 떨어져 나온 한 덩어리의 돌섬을 말합니다. 날이 흐리거나 파도가 센 날을 가까이에서 구경하기가 힘든 만큼, 트래블아이도 맑은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관광명소랍니다. 텅 빈 바위뿐일 것 같지만, 그 속에 숨겨진 보석들이 가득한 해금강!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바위로 시작해 바위로 끝나는 테마여행 즐기기!’입니다.

    바다위의 바위섬 갈도. 칡으로 가득 덥힌 바위섬은 그렇게 불리었다. 하지만 흩어진 바위들의 모습이 각각 다르고 아름답다하여 다른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데…

    “해금강은 금강산의 해금강을 생각했는데, 이곳에도 해금강이 있었네. 왜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저 바위들이 모습이 웅장하기도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그런 모습이 꼭 금강산을 닮은 것 같지 않아? 그래서 이곳은 ‘제 2의 금강산’ 이라고 부른데.”

    옛날 진나라 시황제의 서불에게 이곳에서 불로초를 찾아오라 명한다. 하지만 이곳에 온 서불은 해금강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돌아가지 못했다는 전설도 내려온다.

    "서불과차(徐市過次)? 아, 이게 바로 불로초를 찾기 위해 이곳에 왔던 서불이 남긴 글이구나? 그런데 이게 왜 이렇게 쓰여있지?"

    "예전에 해풍에 그 바위가 유실되었다고 전해져. 해금강을 제외하고도 일본 지역에까지 이르는 그의 이동경로에 쓰여있다고 하니, 조금 아쉽기는 해."

    해금강의 정상, 우제봉으로 오르는 길. 계단과 산길을 오르며 얼핏 보이는 해금강의 전경이 아른거린다. 전망대에 오르기를 응원하는 듯한 바닷바람이다.

    "이렇게 전망대가 잘 되어 있을지는 상상도 못했어! 바위 산 위에 올라서 다른 바위들을 내려다보니, 꼭 하늘 위에 올라 선 기분이야,"

    "옆에 보이는 이 바위산이 우제봉의 꼭대기이긴 하지만, 전망대에서도 해금강의 전경이 전부 다 내다보여! 게다가 이렇게 오를 수 있게 된지도 몇 년 되지 않았다니 더 좋아!"

    바위에 부딪힐 것만 같은 조마조마한 마음이 든다. 바다 속에서 네 개로 갈라져 물이 흐른다는 십자동굴 속으로 들어가 볼까?

    “이렇게 좁은 바위 사이로 들어갈 수 있다니! 게다가 하늘을 봐! 하늘이 십자모양으로 갈라져있어!"

    "하하, 그런데 통과하지 못하고 좁아서 배가 후진을 하다니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 그나마도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은 들어갈 수 없다고 해."

    사자바위의 황홀한 일출을 보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큰 바위섬과 사자바위 사이로 선명하게 떠오르는 붉은 태양은 바닷물마저 붉게 물들인다.

    "저기에 보이는 것이 사자바위야. 꼭 바다 속에서 머리를 내밀고 사자가 포효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니? 저 위에 선 소나무를 향해 소리치는 것 같다."

    "맞아, 저 바위 뒤로 일출이 떠오를 때면, 갑자기 사자가 바닷속에서 뛰쳐나와 태양을 삼켜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해."

    생명이 살아가기에는 너무도 척박해 보이는 기암절벽. 하지만 사이사이 얼굴을 내민 생명력은 여전히 해금강을 둘러싸고 있다.

    "아까 사자바위가 올려다보고 있었던 소나무 기억해? 저 소나무는 바위 사이에서 정말 고고하게 자라난 것 같아."

    "응, 저 소나무는 천년송이라고 해. 괴석 위에 서있는 저 소나무는, 천년동안 해금강을 지켜온 수호송으로 불려."

    해상관광을 통해 해금강의 경치를 둘러보면, 수많은 기암괴석들을 만날 수 있다. 촛대바위, 병풍바위, 돛대바위… 저 수많은 바위들의 이름은 누가 다 붙였을까?

    "저기 저 멀리 보이는 바위 두 개 보여? 꼭 신랑신부가 마주서서 전통결혼식을 올리는 것 같다고 해서 신랑신부바위라고 부른데."

    "정말 생긴 모습을 그대로 따 지은 이름들이라 그런지, 아주 오래된 이름일텐데도 아주 잘 어울려. 이렇게 많은 바위들마다 이름이 있다니, 사전이라도 만들어야 하겠는 걸?"

    어느새 해안가로 올라왔다. 멀리 보이는 바위들을 뒤로하고 한걸음 내딛자 ‘자그락’하는 소리와 함께 예쁜 자갈이 밟힌다. 이게 무엇일까?

    "와, 돌이 정말 예쁘다. 그런데 저 멀리 보이는 멋진 바위들을 실컷 구경하고 왔더니, 이젠 이 돌에도 이름이 있을 것 같아."

    "하하, 맞아. 이곳은 함목해수욕장인데, 이 돌의 이름을 따서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해. 자그락자그락, 바닥물이 이 돌과 만나면서 나는 소리가 참 아름다워"

    바위 위에도, 또 바위 아래에도, 심지어 바위들의 사이에도 저마다 보물 같은 경치와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수많은 바위들에게 붙여진 이름을 맞추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 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바위섬이, 이름이 하나하나 붙어가고, 또 그것들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들이 찾아주어 이제는 외롭지 않은 섬이 되어있답니다. 여러분도 해금강에서 바위들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며 관광을 해 보세요! 그러면 어느새 바위가 여러분의 친구처럼 말을 걸어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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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대문화의 향기가 담긴 철길마을로

    근대문화의 향기가 담긴 철길마을로

    지역전라북도 군산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근대문화의 향기가 담긴 철길마을로

    • 프롤로그
    • 1.경암동으로 가자
    • 2.아기자기하기만 한데?
    • 3.세월의 한 조각을 물어볼까?
    • 4.녹슨 철길보다 더 녹슬었던
    • 5.철길마을 그리고 그 후
    • 6.시간이 흘러 다시
    • 7.“호떡하나 먹고 가”
    • 8.시간은 또 흘러
    • 에필로그

    근대문화의 향기가 담긴 철길마을로

    - 전라북도 군산시 -

    낭만적인 포토존이라고 생각하면 사람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된 빈티지한 느낌의 철길이나 간이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군산의 숨은 명소로 빼곡한 집들 사이로 지나있는 철길은 녹슨 철길의 흔적만으로도 이색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철길마을을 카메라로 담기에 바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군산은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곳으로 일제의 수탈과 해방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있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경암동 철길마을에서 근대문화의 향기를 찾아라!’입니다.

    지도를 들고 한참을 헤맸다는 친구의 말에 철길마을에 대한 시간적 호기심이 가득해졌다. 어디에 있는 곳이기에 시간과 공간이 멈춰있는 곳이라 할까?

    “네비게이션에 뭐라고 쳐야하지? 철길마을이라고 하면 나오나?” “저기, 아저씨~ 철길마을 가려고 하는데, 주소를 잘 몰라서요.”

    “경암동으로 가요. 경암동 철길마을.” “철길마을이 경암동에 있었구나!”

    빽빽이 들어선 집체 사이로 언제 달렸을지 모르는 옛 철길이 가지런히 나 있다. 근대문화가 떠오르기 전에 아기자기하기만 한 공간을 먼저 느껴본다.

    “철길 양 옆으로 난 컨테이너 박스와 집들이 잘 어울리네. 집들도 철길만큼이나 많이 늙어있는 모습이야.”

    “바로 옆에는 높다란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그래도 여기는 아직 그대로라 더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아. 빨래를 널어놓은 풍경이 잘 어울리는 것처럼.”

    좁은 철길 사이로 쌓인 눈을 쓸고 계시는 할머니, 이불 터는 아주머니. 마을주민들은 이 철길에 묻은 기억을 알고 있지 않을까?

    “아주머니, 여기 열차가 마지막으로 달렸던 때가 언제에요?”

    “그때가 아마 2008년 6월이었지? 장항선을 지나 군산역까지 달리던 기차가 멈췄던 게. 여기 이 집들도 다 낡았지? 이 집이 60년도 넘은 집이라니까. 열차가 멈추니까 여기 판잣집들도 다 허물어가고 여기만 이렇게 남았어.”

    원래 바다였던 경암동. 일제강점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철길마을의 이야기를 더듬어 내려올 수 있다는데, 그 속에서 근대의 향기가 흘러나오지 않을까?

    “원래는 여기가 바다였던 건 알고 있나 모르겠네. 그게,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방직공장을 만들려고 여기를 육지로 만든 거야. "

    "해방 후 땅 주인이 없으니까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판잣집을 짓고 살았던 거지. 그러다 군산역에서 페이퍼코리아라는 회사 자재를 실어 나르기 위해 화물열차가 다녔었지. 지금은 다 멈췄지만…….”

    어쩐지 아주머니는 쓸쓸한 표정을 지으신다. 변화와 개발이라는 단어가 그렇듯 무언가를 또 허물고 지나간 시간들을 묻어버린다는 느낌이 드셨을까?

    “그럼요. 그런데 여기 주변에 아파트도 있고 대형마트도 보이네요. 조금씩 여기도 허물어지고 있는 건가요?”

    “원래는 50채 정도 집이 있었는데 지금은 열다섯 가구정도밖에 안 남았지. 다들 떠나고 지금 이렇게 여기만 남았어. 그래도 여기를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많이들 노력하더라고.”

    철길에는 서툰 글씨로 써놓은 문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공백. 무슨 말들을 채워넣을 수 있을까?

    “여기 철길 위에 무슨 글씨가 적혀있어! 시간은 흘러 다시…. 그리고 없네?” “그러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고 싶은 곳?”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왠지 이 철길마을과 참 어울리는 문구야. 저렇게 다음 사람을 위한 여운도 남겨두고.”

    아쉬움에 돌아서려는데 아주머니께서도 못내 아쉬우신지 자꾸만 손을 흔드신다. 그리고 시간의 공백을 메워줄 무언가를 말씀하시는데!

    “이제 가려고? 왠지 아쉽네. 다음엔 친구 말고 애인이랑 와!” “네, 오늘 말씀 참 감사했습니다. 다음엔 꼭 애인이랑 올게요!!”

    “그래. 잘 가고. 아참, 호떡은 먹어 봤어? 안 먹어봤으면 호떡 하나 먹고 가. 군산까지 왔으면 호떡은 먹고 가야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낯설고 더 희미한 풍경이겠지만 그만큼 더 정겹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낭만적인 공간에서 만나는 근현대사의 향기가 얼마나 향기로웠을까?

    “뜻밖의 이야기를 많이들은 것 같아. 그냥 예쁘고 아기자기한 곳인 줄만 알았는데 역사를 품고 있을 줄은 몰랐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녹은 더 깊게 슬겠지만 그 모습 그대로가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가지 않을까? 다음이 더 기대되는 곳임에 분명해.”

    시간이 멈춘 듯한 경암동 철길마을. 위태롭게 늘어선 판잣집 사이로 언제부터 외로이 놓여있는지 모를 철길만이 놓여있습니다. 기차의 경적소리가 끊긴 자리에 남겨진 녹슨 기억은 한 송이의 꽃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곤 합니다. 근대문화의 뼈아픈 기억을 간직한 철길마을에서 이제는 어엿한 군산의 명소로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한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철길마을. 그 희미하지만 분명한 향기에 취하고 싶다면 언제든 그 낯선 풍경으로 떠나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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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섯 가지 이야기가 있는 한려해상 백리길

    여섯 가지 이야기가 있는 한려해상 백리길

    지역경상남도 통영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여섯 가지 이야기가 있는 한려해상 백리길

    • 프롤로그
    • 1.미륵도 미래사
    • 2.미륵도 달아길
    • 3.비진도 산호길
    • 4.소매물도 등대길
    • 5.연대도 지겟길
    • 6.한산도 역사길
    • 7.대매물도 해품길
    • 8.백리길 위에 꽃이 피다
    • 에필로그

    여섯 가지 이야기가 있는 한려해상 백리길

    - 경상남도 통영시 -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는 6개의 섬들을 잇는 호젓한 등산로가 생겨나면서 푸른 바다를 끼고 섬을 따라가는 탐방로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이 있습니다. 이제 통영의 명물로 자리한 이곳은 미륵도 달아길, 한산도 역사길, 연대모 지겟길, 그리고 매물도 해품길까지, 모두 42.1km에 달하는 산책로 길이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여기에 독특한 식생과 시원한 바가 있어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육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이 기다리는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을 걸어라!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미륵산 정상으로 가는 트레킹에 앞서 미래사 주변의 편백나무 숲을 거닐어 보는 건 어떨까? 이곳에는 사찰 외에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고.

    “80년이 넘는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수백 그루는 되겠어!” “안타깝게도 미래사가 들어서기 전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숲이야.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 빼어난 정취를 부정할 수는 없겠지?”

    “미래사로구나! 구상스님이 미륵산 중턱에 이런 암자를 세운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미래사에서 미륵산 정상까지 거리는 약 1.2㎞. 등산로가 조성돼 있는데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지만 고지를 밟고 나면 피로도 눈녹듯 사라진다는데?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가 이토록 눈부시다니.” “전국 국립공원 100경 중 최우수 경관으로 선정됐을 정도라지. 쪽빛 물결 위에 흩뿌려진 사금파리처럼 섬들이 신록을 발하고 있어.”

    “‘향수’로 잘 알려진 정지용 시인이 1950년 이 경관 앞에서 탄복한 기록을 본 적 있니?”

    동그란 섬 두 개가 개미허리처럼 가는 모랫길로 연결된 경남 통영 비진도. 파란 바다로 이름난 이 섬의 호젓한 등산로를 따라가며 다 둘러보는데 3시간 정도 걸린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숲길은 빽빽이 들어찬 동백나무로 한낮에도 저녁 어스름의 잔잔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정말 파란 산홋빛 바다 위를 걷는 것 같아.”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아가며 마침내 오른 정상, 역시 보람이 있어! 이 그림 같은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오잖아.”

    비진도에서 배를 타고 30분 만에 도착한 소매물도. 선착장에서 30분만 산을 오르면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선 하얀 등대섬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망태봉 정상에 올라 등대섬으로 이어지는 이 트레킹 코스는 여섯 살짜리 어린아이도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는 길이야. 발이 즐거운 산책길 정도랄까?”

    “망태봉 정상에 서니 사방으로 바다가 펼쳐져 정말 좋구나. 하지만 여기서 내려다보이는 등대섬, 저 멀리 아득하고 생각보다 너무 조그맣게 보이는 걸?”

    산으로 땔감을 구하러 가거나 밭으로 농사일을 나갈 때 주민들이 지게를 지고 다녔던 연대도 지겟길에는 또 어떤 비경이 숨어 있을까?

    “선착장에서 에코아일랜드 체험센터로 향하는 400m 구간은 풍성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광을 품고 있어.” “정말 그렇구나. 어민들의 발자취가 생생히 느껴져.”

    “잠깐! 이 연대마을 집집마다 걸린 문패 말이야. 뭔가 빼곡히 적혀 있어. 무슨 내용일까?”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가 많은 한산도에는 역사길이 나있다. 망산으로 향하는 길은 곰솔 천국이다. 소나무과 상록교목으로 가지를 우산처럼 드리운 이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서쪽을 봐봐. 한산대첩 기념비와 거북등대가 한눈에 들어오는구나!” “저 거북등대는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격파한 바로 이곳 한산도해역에 건립되어 있어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어.”

    “그런데, 저 등대가 세워진 모형거북선 용머리 말이야.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

    해돋이가 명품인 대매물도 해품길은 선착장을 출발해 섬을 한 바퀴 돈다. 이때 쓰시마섬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이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 가득 바다를 품으며 걸을 수 있어 해품길로 명명됐다는군. 바다를 벗 삼아 걷다 보면 수리바위 등 탄성을 자아내는 해안 풍경을 만날 수 있을까?”

    “이렇게 기상이 좋으면 이 섬에서 쓰시마섬이 보인다더니 바로 저기 보이는 섬인가?” “너무 가까이 있잖아. 저건 소매물도라고. 쓰시마섬을 볼 수 있는 장소는 따로 있어!”

    한려해상 바다백리길을 따라 저마다 사연이 있는 6개 섬들을 모두 대면한 후, 통영이 낳은 서정시인 김춘수의 대표작 ‘꽃’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섬마다 특색과 사연을 담은 이 아기자기한 이름들은 누가 지은 걸까? 시인일까? 소설가?”

    “아니, 의외로 평범한 분이시지.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계장님이셔. 명사이든 일반인이든 누가 이름을 지었는가는 중요하지 않아. 다만 ‘그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이 섬들이 이제 어여쁜 꽃으로 피어났다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한려해상국립공원은 총 100개 도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통영 앞바다 6개 섬을 잇는 바다백리길은 그야말로 한 줄에 꿰어 놓은 보석 같은 트레킹 코스입니다. 미륵도 달아길, 비진도 산호길, 연대도 지겟길, 한산도 역사길, 대매물도 해품길, 소매물도 등대길 등이 알알이 박혀있습니다. 백리길 섬 하나하나를 걷다 보면 비로소 알게 될까요? 지상 최고의 예술가는 자연이며, 세상에는 형용하기 어려운 수려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제 꽃으로 다시 태어난 이곳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나만의 섬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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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숨결 따라

    역사의 숨결 따라

    지역경기도 여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역사의 숨결 따라

    • 프롤로그
    • 1.놓치지 말기!
    • 2.신비로운 절
    • 3.천 년의 아름다움
    • 4.한반도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왕이 잠든 곳
    • 5.조선시대의 과학
    • 6.마지막 황후가 태어난 곳
    • 7.명성황후 기념관
    • 8.이야기는 아직도 발굴 중
    • 에필로그

    역사의 숨결 따라

    - 경기도 여주시 -

    남한강과 청미천, 섬강이 한 곳에서 만나는 세물머리가 위치한 경기 여주. 이곳은 강원과 경기, 충청도가 한 곳에서 만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세 고장이 만나는 특별한 지점인 만큼, 여주에는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넘쳐납니다. 신라의 신륵사부터 고려의 고달사를 거쳐 조선왕조 5백년 왕실 문화의 보고라 불리기까지, 여주에는 물과 함께 우리나라의 역사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여주에 가서 신라부터 조선까지,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오라!’

    여주는 청동기 시대부터 한반도의 쌀농사가 시작된 곳으로 국모 여덟 분을 배출하였으며 의병 항쟁 시에도 중추적 역할을 했다. 도자기로도 유명한 고장이라니 놀라울 따름.

    “이게 전부 여주에서 있었던 일이란 말예요? 여주 도자기 엑스포는 들어 본 적이 있는데 나머지는 모두 처음 듣는 얘기예요.”

    “여덟 분의 국모 중 한 분은 너도 아주 잘 아는 분이란다. 잠시 뒤에 그 분의 생가에도 들러 볼 거야. 증터 도자 체험 마을은 마을 인구의 1/3 정도가 도자업에 종사 중인 곳이지.”

    여주 강변유원지 건너편에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신륵사가 있다. 한 때는 200여 칸에 달하는 거대한 절이었던 이곳에도 신비로운 전설이 있다?

    “옛날에 신륵사 부근의 한 바위 부근에서 용마(龍馬)가 나타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며 날뛰었다고 해. 이 때 스님이 신력으로 이 용마를 잠잠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 절의 이름이 신력의 신(神)과 제압의 륵(勒)을 사용하여 신륵사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용이 예로부터 물의 신으로 여겨진 것과 신륵사가 강변에 있는 것도 연관이 있겠군요?”

    신륵사는 창건 이래로 나옹선사와 인당대사 등의 큰 덕을 지닌 높은 스님들이 다녀간 곳으로도 유명한 절이다. 이는 신륵사의 남다른 경관 때문이기도 하지 않았을까?

    “이 절이 천 년이나 된 곳이군요. 절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푸른 물이 아름다워요.”

    “조선 후기 문인인 김병익은 ‘여주는 산수가 청수하고 그윽하며 또한 평원하고 조망이 좋으며, 이와 더불어 신륵사는 높고 서늘한 것이 겸하여 있으니 그 경치가 절승한 지경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해. 그 외에도 여러 문인이 시로 신륵사의 아름다움을 칭찬했단다.”

    능서면 왕대리에 있는 합장릉인 왕릉은 조선왕조의 능제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능의 하나로, 두 개의 혼유석과 12개의 석주를 가지고 있다. 과연 누구의 능일까?

    “우리나라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왕? 그건 바로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잖아요!”

    “역시, 척하면 척이구나. 그럼 세종대왕의 비가 누구인지도 기억하고 있니?” “물론이죠. 소헌왕후 심 씨예요. 두 분의 무덤이 하나인 줄은 저도 몰랐지만요. 열두 개의 석주에 새겨진 십이간지가 멋진걸요? 세종대왕님, 우리글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릉 밑에는 제사를 지내는 정자각과 제사 음식을 준비하던 수라간, 능을 지키는 관리가 살던 수복방이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조금 더 특별한 것이 있다는데?

    “와, 저것 좀 보세요! 해시계 자격루와 관천대, 측우기, 혼천의까지! 수업 시간에 배웠던 조선시대 과학의 산물들이예요!”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모두 배웠지?” “세종대왕과 장영실 이야기도 모르고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안다고 할 수는 없죠!”

    이곳은 조선의 마지막 황후가 태어난 곳으로, 황후는 이곳에서 여덟 살까지 살았다. 1995년 행랑채와 사랑채, 별당채 등이 복원되었다는데 이 황후는 누구일까?

    “에이, 문제가 너무 쉬운 것 같아요. 이곳에서 태어나신 분이 명성황후라는 사실을 맞추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이 아닌지 반성을 해야겠는걸요? 보세요! 여기에 명성황후가 태어난 마을을 기리는 비석도 있어요.”

    “너무 쉽게 맞추니 맥이 빠지는데?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준비해봐야겠어.”

    명성황후 생가 맞은편에는 명성황후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세우고자 건립된 이곳에서 조선 마지막 왕조의 비애를 느껴볼 수 있을까?

    “매서운 눈매에 굳게 다문 입술, 가지런한 몸가짐… 국모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강인한 내면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모습이네요. 이 분이 바로 명성황후군요.”

    “매년 10월에는 이곳에서 명성황후 시해를 추모하는 명성황후 추모제가 열린단다.” “한 나라의 어머니가 살해되다니, 정말 끔찍한 비극인 것 같아요.”

    여주 상교리에 있는 고달사는 764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신라 이래의 유명한 삼원 중 하나로 고려시대에는 국가가 관장하는 대찰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어떨까?

    “지금은 그 광활했던 터에 유물만 남아있는 상태야. 하지만 1990년도에 주변 정비 사업을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복원을 위한 발굴 조사가 계속되고 있단다.”

    “그럼 언젠가는 고달사의 찬란했던 모습을 복원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러길 바랄 뿐이지. 여주의 역사는 아직도 땅속에서 계속되고 있는 거란다.”

    역사를 알아가다 보면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이 신기해보일 때가 있습니다. 여주시를 직접 돌아보다 보면, 여주 땅이 겪었던 역사가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몇 백 년 전에도, 몇 천 년 전에도 이 땅을 밟고 걸었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순간,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트래블아이>와 함께 하는 여주의 역사 문화 기행이 여러분의 성장에 좋은 거름 한 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친 김에 역사서를 한 번 공부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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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책하듯 산행하듯 숲속 나들이

    산책하듯 산행하듯 숲속 나들이

    지역서울특별시 광진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산책하듯 산행하듯 숲속 나들이

    • 프롤로그
    • 1.아차산으로 향하는 길
    • 2.호젓한 솔숲
    • 3.큰 바위까지는 꾀 고단한 산행
    • 4.선택의 기로에 서서
    • 5.아차산 자연의 압축판
    • 6.자생식물원에만 있는 이것!
    • 7.아차산은 사시사철 축제의 향연
    • 8.영화 같은 스토리가 있는 영화사
    • 에필로그

    산책하듯 산행하듯 숲속 나들이

    - 서울특별시 광진구 -

    아차산처럼 걷기 좋은 등산로도 참 드뭅니다. 산행길 곳곳에 나무데크를 깔아 길이 대부분 편편한가 하면, 부드러운 흙길을 만나면 어느새 걱정은 사라지고 색다른 정취와 낭만으로 충만해집니다. 또, 유유히 걸어가도 될 법한 길임에도 여행객들의 안전을 배려해놓았습니다. 이렇게 누구나 산보하듯 올라갈 수 있기에 마음만 먹으면 하루종일 머물 수도, 곧장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산책한다면서 아차산 정상까지 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산책하듯 산행하듯 워밍업 한번 해볼까요? 그것이 바로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에서 목적지 없이 향하는 아차산 산행길. 이때부터 본격적인 산행 겸 산책은 시작된다. 입구에 다다르기 전 옷차림에 유의하자.

    “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야. 아차산, 해발 285m. 남산이 262m이니, 비교해보면 누구나 산보하듯 올라갈 수 있는 높이지.”

    “어쨌든, 고구려정으로 오르는 이 길은 엄밀히 말하면 등산로야. 구두를 신었거나 정장 차림이라면 등산로로 진입하는 건 삼가야겠지.”

    평일에는 오전 10시, 주말에는 9시쯤 이곳에 도착하면 호젓한 솔숲 산책이 가능하다. 200m 남짓한 오르막길의 잘 정돈된 계단을 오르며 느긋하게 경치를 감상해보자.

    “굴곡이 심한 곳에는 데크계단을 설치해놓았구나. 그래서인지 이 빽빽하게 들어찬 수백 그루 소나무들이 눈에 더 잘 들어오는 것 같아. 서울 속 별천지가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정말 그렇지? 100년 뒤 이 언덕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든든해져.”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등산로 입구에서 고구려정까지 걸리는 시간은 20분 남짓. 고구려정 앞 큰 바위에 오르면 저마다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헉헉~ 정말이지 숨이 턱까지 차올라.”

    “얼마나 왔다고 벌써부터 죽는 소리야? 저기를 좀 봐봐! 소풍 나온 유치원 꼬맹이들은 ‘짹짹’거리며 노래까지 부르고 올라오는데. 쯧쯧~.” “아이고~ 그러고 보니 살짝 민망해지기도 하고, 이거 영 체면이 안 서네.”

    고즈넉한 자태의 고구려정까지 왔다면 아차산 정상까지 더 갈지, 이쯤에서 아차산휴게소 방면으로 하산할지의 갈림길에 놓인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건가?

    “어떻게 할까? 모처럼만에 결심한 산행인데, 이대로 내려가기에는 좀 아쉽다고.”

    “내려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15분 정도야. 저 큰 바위 아래 아차산휴게소 근처에 약수터도 있고, 공연시설, 아차산토요한마당, 운동시설도 있지. 정말 계속 오를 생각이야? 하산할 거라면 아래가 다 바위산이라 걸음걸음 신중해야 한다고.”

    아차산휴게소에 들러 쉴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내려가면 아차산 자연을 압축해놓은 또 하나의 명물을 만날 수 있다는데?

    “이 길이 아차산생태공원이 연결되고 있었구나! 왕벚나무가로수길이 구불구불 나 있는 것이 뭔가 범상치 않다 했더니, 생태공원 하나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아도 아깝지 않을 공간이야.”

    “아차산 공식 메인 출입구라고도 할 수 있지. 여기 우리처럼 등산하러 왔다가 찾은 사람도 꽤 있지만 데이트족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

    아차산생태공원의 자생식물원에는 금낭화부터 깽깽이풀, 히어리, 병아리꽃나무, 선벚나무,등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하지만 진짜 압권은 따로 있다고.

    “이리 와봐. 광대노린재 약충, 달무리무당벌레, 광대노린재 성충, 칠성무당벌레도 자세히 들여다볼 만해. 자연의 색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나는 여기 황톳길이랑 지압보도가 나 있어서 참 좋아. 맨발로 걷는 즐거움이 있잖아. 물론 이 공원 산책로가 모두 맨땅으로 이뤄져 있긴 하지만 말이야.”

    아차산생태공원 인근에서부터 워커힐호텔 뒤로 이어지는 2km 구간의 오솔길은 평소 인적은 뜸하지만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시기가 있다.

    “하늘을 덮을 듯 가지를 뻗은 왕벚나무 가지를 좀 봐! 온통 초록빛 동색인걸. 왕벚꽃이 가득한 봄에 다시 오면 얼마나 즐거울까?”

    “왕벚꽃축제 기간이 이곳은 따로 정해져있지. 누구나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니 봄에 다시 오자! 하지만 아차산은 사시사철 언제나 호젓한 멋을 주는 축제의 장이라고!”

    평강공주와 온달장군의 생생한 히스토리가 있는 아차산에는 신라 문명을 간직한 영화사(華陽寺)가 자리해 있다. 두 차례나 옮겨다녔다는 이 사찰, 그 사정이 궁금하다.

    “초파일 연등행사 준비로 한창 바쁜가 봐. 이 사찰은 조계종이지?”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는데, 조선시대 이 사찰이 근방으로 이전하는 등 두 차례나 옮겨 다니다가 지금의 자리에 정착하게 됐대.”

    “그러면 처음에 사찰 이름도 영화사가 아니었던 거야? 대체 이유가 뭐였을까?”

    도심에 이렇게 편안하고 산이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입구에서 고구려정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데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아차산 산행은 그야말로 부담없는 산책입니다. 그러나 만만하게만 보아서도 안 되는 것이 바로 아차산 산행입니다. 고구려정에서 정상까지 향하는 산행을 택했다면 미끄럼 방지용 신발과 바람막이 재킷 등 최소한의 장비는 갖추고 올라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언제든 밟는 흙길과 솔숲은 어머니 품처럼 편안한 안식처 같습니다. 아차산 산행에서 고구려정을 만났을 때 여러분이 택할 다음 길은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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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 그린 어울림 마을

    빛 그린 어울림 마을

    지역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빛 그린 어울림 마을

    • 프롤로그
    • 1.개미처럼 올라야 만나는 마을
    • 2.성곽을 닮은 달동네
    • 3.복고의 멋
    • 4.어렵던 시절
    • 5.빛 그린 어울림 마을
    • 6.이젠 소문난 서울 출사명소
    • 7.개미마을 개미일꾼들
    • 8.이런 동네, 서울에서 본 적 있어?
    • 에필로그

    빛 그린 어울림 마을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

    인왕산 입구 홍제동 어귀에는 ‘개미마을’이라 불리는 동네가 있습니다. 약 1,000만 관객을 울린 영화 ‘7번방의 선물’ 속 주인공인 6살 지능의 사내 용구가 어린 딸과 오순도순 살던 산동네를 떠올리면 마을이 조금 쉽게 그려집니다. 실제 이 마을은 서울의 몇 남지 않은 산동네이자 달동네입니다. 부녀의 소꿉장난 같은 살림살이가 행복했던 그 풍경에 발을 디뎌봅니다. 그새 칠이 많이 벗겨진 꽃그림, 나무그림의 벽화는 수년이 지나고 보니 외려 아련한 맛도 있습니다.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개미마을에서 소담한 멋을 간직하고 돌아오라!

    개미마을까지 가는 얼개는 간단하지만 쉬운 길도 아니다. 골목이 미로처럼 얼기설기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가파른 계단을 쉼 없이 오른다. 이 ‘고생길’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젊은이가 그 정도 혈기로 힘들다 소리는, 쯧쯧~. 우리 노인들은 몇 번이나 다리를 쉬며 집으로 가곤 해도 그나마 좋은 날은 낫지. 해마다 겨울이면 연탄을 지고 이 계단을 올라 다녔지. 그것도 이제 이력이 나서 괜찮아. "

    "달동네 사는 게 왜 힘든 줄 알아? 바로 겨울 추위야 추위. 길이라도 얼어 봐, 우리 같은 노인네들은 한 걸음 떼기도 힘들어.”

    마을로 향하는 가파른 길은 쉼이 없다. 하지만 보람도 있다. 정상에 다다를 즈음 입구에서 올려다 본 마을은 마치 성곽을 연상케 하는데!

    “여느 달동네가 그러하듯 이 동네도 낡은 지붕과 지붕이 면을 겹치고 있어. 집과 집의 경계가 상당히 모호한 게 마치 성곽이 둘러쳐진 것 같기도 해.”

    “슬레이트 지붕을 인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니 그렇지. 대부분 50년은 족히 된 것 같아. 위에서 내려다보는 마을은 아래에서 볼 때와는 전혀 딴판이구나.”

    한눈에도 홍제동 개미마을은 그리 부유하지 않다. 하지만 복고의 멋이 제대로 살아 있다. 예스런 아이템들을 발견하는 건 지금부터는 그리 힘을 들이지 않아도 가능하다.

    “앗, 공중화장실이야! 이제 시민공원 정도나 가야 있을 법한 화장실이 여기서는 아직도 일상으로 자리하고 있네. 이곳엔 마을버스도 저렇게 커다란 소리를 내며 겨우 오르는구나.”

    “산 아래로 삐져나온 커다란 바위 위에 집들이 아슬아슬하게 걸터 있어. 바위 사이로 골목이 구불구불 나 있는 것도 그렇고, 저 집은 대문이 바위 사이에 나 있는 것 같아.”

    개미마을의 시작은 바로 천막촌에서부터다. 당시 그 모습이 마치 서부 인디언마을 같다고 하여 ‘인디언촌’이라 부르기도 했다. 마을사람들은 그 이름을 어떻게 기억할까?

    “6·25 터지고 갈 곳 없는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와 임시 거처로 천막 치고 모여 살기 시작했지. 그래서 ‘인디언촌’이라지만, 인디언처럼 소리 지르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일 가능성도 있어. '

    "난 그래서인지 여기 한 30년 넘게 살았지만 그 이름은 영~ 별로였어. 봐봐, 지금은 다들 개미처럼 열심히 일한다고 ‘개미마을’, 얼마나 듣기 좋아?”

    홍제동 개미마을이 출사장소로 유명세를 타게 된 건 아름다운 벽화들이 거리마다 즐비하기 때문이다. 새옷으로 단장한 담벼락은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실 이 동네에 산다고 하기가 좀 그렇기도 했지. 친척들 오라고 하기도 민망하고…. 그런데 동네 분위기가 이렇게 바뀔 줄 몰랐어. "

    "그전까지 동네 벽들이 온통 금가고 낙서들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마을이 몰라보게 밝아졌지. 개발 찬반도 심해서 담벼락마다 험담이 가득했는데 그걸 덮어줬으니 이보다 고마울 데가 없어.”

    이제 주말이면 카메라를 든 젊은이들로 꽤 북적인다. 그렇게 삼삼오오 모여 벽과 골목 곳곳에 그려진 그림들을 연신 렌즈에 담는다. 다양한 벽화 속 그림들을 감상해보는 건 필수다.

    “이곳 벽화에는 ‘환영’, ‘가족’, ‘자연친화’, ‘영화 같은 인생’, ‘끝 그리고 시작’ 등을 테마로 한 그림들이 50개도 넘는대. 예전의 개미마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야. 그림만 다 돌아보고 나가도 대형 전시회를 감상한 기분이겠는걸?”

    “전시회는 사진을 찍을 수 없잖아. 여긴 얼마든지 셔터를 누를 수 있고 연출도 가능하지.”

    개미마을에는 텃밭이 참 많다. 텃밭마다 고추와 상추, 대파가 심어져 있고 각종 채소가 자란다. 텃밭 가꾸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인생고락이 느껴질까?

    “그나마 우리 마을 바뀌기 시작한 건 학생들 찾아와서 붓 하나씩들 잡고 담벼락에 그림그리기 시작하면서부터라지. 그래도 사람들 사는 건 웬만해서는 잘 안 바뀐다고.”

    “하지만 말이야. 이곳 사람들, 바깥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가난하지도 않고. 다들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왔을 것 같아. 저 텃밭들을 좀 봐. 시장 안 봐도 1년은 너끈히 먹겠어.”

    개미마을에 저녁이 왔다. 산등성이 마을에 하나둘씩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불빛은 참 따스했다. 마치 개미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처럼.

    “한국전쟁 후에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천막 짓고 살던 ‘인디언촌’에서 시작했는데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지금 이 사람들이 얼마나 인정 넘치는지 누가 알아주나? "

    "아프면 서로 돌봐주고 좋은 일 있으면 같이 기뻐해주고……. 그렇게 서로 의지하고 기대면서 하루하루 살아가, 우리는.”

    족히 40년은 된 낡은 집들이 고스란히 캔버스가 된 홍제동 개미마을은 이제 서울의 또 하나의 명소로 자리 잡은 듯 보입니다. 눈에 익은 ‘삼거리 약수터·연탄가게’, 영화 속 오지 않는 아빠 ‘용구’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버스정류장, 산기슭까지 다닥다닥 묻혀 있는 낡디 낡은 집들까지 지난날 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을 법도 한 왠지 모를 아련함이 진하게 묻어나는 개미마을입니다. 여러분은 이곳에 가면 가슴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추억의 느낌을 어떤 색깔로 칠하고 돌아올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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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화 안개가 핀 마을

    매화 안개가 핀 마을

    지역전라남도 광양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매화 안개가 핀 마을

    • 프롤로그
    • 1.고요한 나루터
    • 2.두꺼비 전설
    • 3.겨울이 채 가지 않은 듯
    • 4.매화를 만나다
    • 5.멋스런 초가집
    • 6.매실 잔치?
    • 7. 손으로 캔 고사리
    • 8.매실 차 한 잔
    • 에필로그

    매화 안개가 핀 마을

    - 전라남도 광양시 -

    봄이 오면 흩날리는 벚꽃마냥, 봄을 만끽하며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벚꽃보다는 은은한 빛깔을 뽐내며 몽긍몽글 피어나는 꽃, 바로 매실나무의 꽃인 ‘매화’입니다. 연분홍 꽃잎이 온 산을 가득 메울 때면, 눈이 쌓인 듯한 설경에 모두가 매료되곤 한답니다. 전라남도 광양의 섬진강변을 따라가다 보면 매화의 향기로 가득 한 ‘매화마을’을 만나게 됩니다. 섬진강을 따라 길게 뻗은 이 마을에서는 매화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섬진강 따라 흐르는 매화의 향기를 고스란히 느껴라!’입니다.

    맑은 강이 흐르는 모양새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이 고요하다. 게다가 모래사장이 펼쳐져있으니 바닷가에 서 있는 듯하기도 한데. 이곳은 어디일까?

    “물가에 아슬아슬 세워 둔 나룻배가 운치 있어요. 당장이라도 뱃사공들이 나와 뱃노래를 부르며 우리를 강 건너로 데려다줄 것 같아요!”

    “빛이 스며든다는 이름의 ‘광양’이라는 이름과 참 잘 어울리는 자연 경관이지? 섬진강의 빛에서부터 시작된 따스함이 이곳에까지 닿는 듯 하구나.”

    돌 두꺼비가 떡하니 섬진강을 지키고 섰다. 어딘가 모르게 듬직해 보이는 돌 두꺼비의 머리를 쓰다듬어본다. 섬진강이 괜히 두꺼비의 이름을 딴 것은 아닌가보다.

    “수월정에 앉아 섬진강과 저 산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이 아닌가 싶구나. 이곳을 노래한 시조도 있다고 하던데, 그 이유를 알 것 같구나.”

    “아까전에 오면서 보았던 섬진강 유래비가 생각나요. 그곳에 새겨져 있던 나룻배와 두꺼비 모양을 생각하면, 이곳의 유유자적함을 담았음을 알 수 있어요.”

    꽃을 알리는 진달래가 아직 피지 않은 날이라 그럴까? 새하얀 마을로 향하는 몸이 조금 움츠러든다. 아니, 그런데 눈이 쌓인 곳이 아니라니!

    “도심에서도 이따금씩 보이는 매화인데, 이곳의 매화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섬진강의 은빛 모래가 펼쳐진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다니, 정말 멋진걸요?”

    “이렇게나 뽀얀 꽃들이 만개하고 있으니, 설원에 홀로 선 기분이구나. 봄을 맞이하는 매화들의 향연은 1년에 딱 한 시기만 볼 수 있으니, 시기를 잘 맞추어 와야겠어.”

    그저 걸으며 지나치기엔 아쉽지 않을까? 흐드러지게 쏟아지는 꽃을 직접 손으로 잡아보고, 그 향을 맡아보고 싶다면 조금 다가가도 좋다.

    “멀리서만 보았을 때에는 매화만 피어있는 줄 알았더니, 산길 사이사이에 피어난 민들레와 제비꽃 등의 야생화도 옹기종기 피어있구나.”

    “곳곳에 있는 매화농원에 가보면 색색의 매화도 구경할 수 있다고 해요. 눈송이가 맺힌 듯한 백매화부터 발그스름한 홍매화까지도 볼 수 있어요!”

    오래된 고목, 힘겹게 쌓아올린 나지막한 돌담, 말끔히 정리된 초가지붕. 희고 풍성하게 피어난 매화 속에 자리한 모습이, 구름 속에 떠 있는 듯 아득하다.

    “매화마을을 구경하다 보니, 전통 가옥 위에 올라앉아 술병을 든 채 인생을 즐기던 영화 ‘취화선’의 주인공이 생각이 나는구나.”

    “그럴 만도 해요. 이 매화마을은 매화꽃이 만개한 채 흩날리는 풍경이 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사용된다고 하니, 이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찾아보아야겠어요!”

    햇빛을 받으며 직접 매실을 따 본다. 바구니 속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더니, 이제는 서로를 부여잡고 가득 들어차있다. 이 푸른 빛깔에 영양이 모두 담겨있겠지?

    “예전에는 매화는 관상용으로 많이 쓰였다고 하는구나. 게다가 양반집 정원에 주로 심는 나무였단다.”

    “하지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매화를 직접 기르는 사람이 많았다고 해요. 매화에서 나는 열매인 매실은 먹는 것 말고도 다르게 사용하기도 할까요?”

    해가 채 뜨지 않은 새벽이면 섬진강의 뽀얀 안개가 이 넓은 산을 가득 덮어낸다고 한다. 향긋한 매실의 향기 아래 고사리의 뭉근한 내음이 자리한다.

    “매화마을의 토양은 비옥하고 깨끗하단다.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지렁이도 건강하게 잘 자란다고 하니, 이 땅에서 나는 나물들도 참 건강한 재료란다.”

    “매년 초봄이면 매화마을 주변의 산이 이 고사리로 가득 찬다고 해요. 이것들을 직접 수확해서 맛본다면 자연과 한층 더 가까워 질 수 있을까요?”

    어르신이 내어주신 매실 절임에 뜨거운 물을 붓자 예쁜 잔에 뽀얀 김이 서린다. 새콤한 향과 입 안에 남는 달큰한 맛이 기분에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매실로 만든 음식들은 새콤한 맛이 매력인 것 같아요! 늘 상큼한 매실과 함께 한다면 점점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요?”

    “소화를 도와주는 것뿐만 아니라, 피로회복과 항암작용까지도 도움을 준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매화의 절경을 본 것만으로도 이미 건강해진 기분이구나!”

    매화마을에서 피어나는 꽃은 언제 다 피어났는지 모를 만큼, 빠르게 피어납니다. 하지만 최고로 꼽히는 매화는 겨울이 채 가시기 전에 피는 ‘설중매’라고 하네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매화가 피어나면, 이곳 매화마을에는 점차 생기가 돋아납니다. 그만큼이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매화의 향기에 흠뻑 취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돌아가게 된다고 하니, 여러분도 이곳으로 봄나들이를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요? 매실의 새콤달콤한 맛을 느끼고 품에 가득 담아가는 매실은 여러분의 건강을 책임져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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