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강과 어우러진 고구려 이야기, 호로고루

어쩐지 그 이름만으로도 묘한 정취를 풍기는 곳, 임진강. 임진강을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볼거리들을 다 거론하는 데에만 해도 한참의 시간이 걸리겠으나, [트래블투데이]는 임진강 변에 자리하고 있는 수많은 여행지 중에서도 호로고루를 추천해 보고자 한다. 임진강과는 또 다른 묘함으로 다가오는 이름, 호로고루. 이 오래된 성벽에 얽힌 이야기는 과연 무엇인지, [트래블투데이]와 함께 호로고루를 만나러 가 보자.
옛날 먼 옛날, 임진강 자락에
임진강 변, 정확히는 연천군 장남면의 원당 3리 일대에서 호로고루를 만나볼 수 있다. 일단 이 독특한 이름부터 설명해보자면, 호로고루는 한자로 ‘瓠蘆古壘’라 쓴다. 호리병의 ‘호’에 갈대의 ‘로’를 쓰는 이름에 대한 설은 분분하나, 임진강 중류의 모습이 표주박을 늘어놓은 것과 같아 임진강 일대를 ‘호로하(瓠蘆河)’라 불렀던 이력이 남아 있다. 이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임진강 중류 즈음에 자리하고 있는 오래된 성이란 뜻에서 호로고루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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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변과 어우러진 호로고루의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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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호로고루를 따라 밟을 수 있는 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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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고루는 위풍당당한 모습보다는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 호로고루, 축성 연대를 따져 보자면 고구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정확한 축성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광개토대왕의 시대와 장수왕의 시대 사이 즈음에 축성되었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는 호로고루. 호국을 위하여 축성된 호로고루는 임진강을 바로 건널 수 있는 길목에 위치하여 요지 중의 요지에 위치한 요새였다.
성보다는 성이었던 자리에 가까운 모습. 4~5m의 높이를 가진 호로고루는 위압감과 같은 감정을 선사하는 성이 아니다. 성벽을 따라 오르면 수천 평은 족히 될 것 같은 높은 평지가 펼쳐지고, 흙을 따라 밟으며 호로고루를 돌아볼 수 있도록 길이 나 있다.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임진강의 물길. 그리고 굽이굽이 흘러가는 호로고루의 길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내곤 하니, 호로고루에 올라 있자면 절로 ‘평화’란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르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호로고루, 의미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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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임진강 적벽이 건너다보이는 것은 호로고루가 주는 덤.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들도 많다.
호로고루는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도 퍽 흥미로운 여행지가 될 수 있는 곳이다. 현존하는 고구려 유적 3대 성 중 한 곳인 호로고루에서 발견된 유물들의 연대는 총 네 가지에 이르는 시기의 것이다. 원삼국 시대, 고구려, 통일신라를 포함한 신라 시대와 고려 시대의 유물까지가 호로고루에서 발견되었다. (원삼국 시대의 유물이 발견되기는 하였으나, 이 시기의 호로고루 자리는 ‘성’의 자리는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래블피플이 따라 밟은 호로고루 길 아래에도 아직 발견되지 못한 유물이 묻혀 있을 수도 있으니, 땅속에까지 귀를 기울이며 천천히 걸어 보길. 고구려 시대에 첫 성벽을 쌓았다고는 하나 천 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그 흔적을 잃지 않은 성이니 놀라울 뿐이다.
또 하나, 호로고루에는 현대에 이르러 보다 특별한 이야기가 담기기도 했다. 연천군은 본래 안보관광으로 유명한 지역 중 한 곳. 그중에서도 인기 있는 안보관광 코스 중 하나인 DMZ 관광의 ‘승전OP 평화누리 여행’에 호로고루가 포함되어 있으니, 안보관광을 즐기며 호로고루를 찾아보는 것 또한 호로고루를 여행하기에 좋은 방법 중 한 가지가 될 수 있겠다. 그 옛날,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대치했던 그 자리. 이제는 북한과 대치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으니 호로고루에서의 생각이 깊어져만 갈 것이다.

트래블아이 한마디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이곳, 호로고루! 여름이면 일대가 해바라기 동산으로도 변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세요? 먼 옛날의 역사, 지금의 역사,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까지. 호로고루는 정말 멋진 곳인 것 같아요.
글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2년 11월 29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