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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을 내다보기 전에 가까운 곳을 살필 것. 시선을 가로지른 한 줄기의 조용한 속삭임이 들린다.
언제쯤 그리워지지 않게 될까. 바다를 내다보는 조용한 시선들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밝게, 조금 더 밝게. 하늘의 속삭임이 들려오는 듯, 조금씩 스며드는 햇살들.
하얀 벽에 빨간 지붕을 얹은 이곳은 주위의 풍경과는 너무 달라서 뜻밖의 장소를 찾은 듯 묘하게 설렌다.
사선으로 가파르기 보다 층층이 올라가는 것이 좋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디딜 수 있을 것 같아.
물속을 들여보는 까닭은 그곳에 다른 세계가 있기 때문.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수면에 비친 곳이 진짜가 아닐까.
키보다 훌쩍 큰 돌담을 끼고 걷다가 눈앞에 계단이 나타나고서야 벽이라는 걸 알았다. 보이는 대로 생각하지 말 것.
뿌리를 잃었는데도 푸른 잎은 놓치지 않았다. 차곡차곡 쌓여 검은 껍질을 맞대고서 서로의 잎으로 다독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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