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알이 맺힌 산수유열매
- 경기도 이천시 -
봄이면 노란 꽃망울이 온 동네를 수놓는 산수유 꽃은 가을 문턱을 넘어서면 붉게 물든 열매가 알알이 맺힙니다. 이천 산수유마을도 붉게 물든 산수유를 보니 시인 김종길의 시 <성탄제>가 생각납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성탄제>에 등장하는 붉은 산수유 열매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표현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이천 산수유 마을에서 산수유를 닮은 붉은 사랑을 느끼고 돌아오라’입니다.
시인 김종길의 시 한 구절을 떠올리며 도착한 이천 도립리 산수유마을. 한적하고 조용한 농가의 모습이 한 없이 정겹기만 한데.
“아침부터 시 한 장 뽑아주더니 이천은 왜? 여기는 또 어디야?” “아까 뽑아 준 시는 읽어 봤지? 오늘은 이천 산수유마을을 둘러볼거야.”
“산수유마을? 산수유마을을 둘러보려면 봄에 왔어야지!” “물론 봄을 알리는 산수유도 아름답지만 붉게 열매가 무르익을 때 찾는 것도 나쁘지 않아!”
마을은 온통 산수유 열매로 붉은 빛이다. 쌀쌀한 늦가을의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산수유 열매로 훈훈한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산수유나무가 정말 군락을 이뤘네. 이렇게 누가 심어놓은 걸까? 온 동네를 산수유나무가 빙 두르고 있는 것 같아.”
“휑하게 아무것도 맺히지 않은 나무보다는 이렇게 붉은 산수유나무가 알알이 맺혀있어 더 따뜻한 것 같지 않아?”
시의 제목이 왜 성탄제일까 생각해보니, 아마도 그것은 산수유 열매의 붉은 빛 때문이 아닐까? 성탄절이 오면 온 거리가 붉은 빛으로 물드는 것처럼.
“그런데 이 시 말이야. 제목이 왜 성탄제일까? 내가 시인이라면 산수유라고 지었을 텐데.”
“시는 말이야 원래 그런 거야. 그렇게 너처럼 노골적이지가 않다고. 아마 산수유열매의 따뜻함 혹은 성탄절 전야의 분위기가 산수유열매를 닮아서가 아닐까? 매해마다 성탄절이면 거리들도 붉게 물들곤 하잖아.”
전국 최고의 산수유 군락지인 이천의 백사 산수유나무의 유래는 <육괴정>이라는 정자와도 얽혀 있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가 궁금하다.
“아까 검색해보니까 백사 산수유나무에 유래가 있다던데?”
“맞아, 조금 더 걸어가면 육괴정이라는 정자가 나오는데, 육괴정이라는 이름은 당대 선비 여섯 사람이 연못 주변에 각자 한 그루씩 여섯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는데서 유래가 되었다고 해. 이때부터 심기 시작한 산수유나무가 마을을 점차 감싸고 군락을 이룬 거지.”
붉은 산수유 열매를 따오신 아버지의 사랑도 중요하겠지만 이렇게 산수유마을을 둘러보다보니 산수유 열매의 효능 또한 궁금하다.
“그런데 보니까 산수유 열매를 먹기도 하던데. 산수유 열매의 효능은 뭐지?”
“산수유는 콜레스테롤감소와 피부미용에 좋고 특히 신장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집중력을 향상시켜주고. 먹는 방법은 차로 끓여먹거나 술로 담가 먹기도 한다고 하는데?”
산수유마을에는 연인들을 위한 산책로가 있다. 연인들을 위한 곳이라 하여 특별히 아기자기한 공간이 펼쳐진 곳은 아니지만 꽤 운치가 있고 조용하여 연인들이 선호하고 있다.
“아, 여긴가 보다. 연인들을 위한 산책로!” “연인들을 위한 산책로? 그냥 일반 시골길 같은데?”
“낭만도 없다. 물론 네가 생각하는 그런 길은 아닐 테지만 꽤 낭만적이고 운치 있다고. 산수유열매를 배경으로 하여 걷는 이들의 불타는 사랑, 어때?”
산수유 마을을 둘러보다 보면 <도립서당>과 <육괴정>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산수유열매에서 잠시 눈길을 돌려 이곳에 머물러 본다.
“너무 오래 걸었나? 조금 쉬고 싶은걸?” “그럼, 조금 더 가면 나오는 육괴정에서 좀 쉬다가자.”
“어! 육괴정이라면 아까 산수유나무의 유래가 나왔던 곳 아니야?” “맞아, 그곳에서 남아있는 한 그루의 느티나무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붉은 산수유열매를 바라보니 문득 노랗게 핀 새봄이 기다려진다. 온 동네를 노랗게 물들일 봄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가을에도 이렇게 멋진데, 봄은 또 얼마나 예쁠까? 4월에 산수유 축제가 열리면 한 번 더 오자!”
“좋아, 그땐 더 다양한 체험도 즐기고 더 많은 산수유 꽃을 보기를 바라며 오늘은 이만 돌아가자.”
봄의 전령사로 알려진 산수유 꽃은 군락을 이루며 온 동네를 아름답게 물들입니다. 그래서 매년 4월 초순이면 산수유꽃축제가 열리는데요. 이천 백사면은 수령이 100년이 넘는 산수유가 군락지를 형성하여 많은 이들에게 새봄을 선물합니다. 경기도 이천은 백사면뿐만 아니라 경사리, 도립리 등의 기슭 농가에서도 산수유를 만날 수 있는 산수유 산지인데요. 봄이면 봄의 아름다움으로, 가을이면 가을, 겨울이면 붉은 빛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이천의 산수유마을에서 붉은 사랑의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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