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의 특산물 중 하나는 고추장이다. 순창고추장은 조선시대 특산품으로 궁궐에 진상될 정도로 유명했으며, 1800년대 초에 작성된 규합총서를 비롯한 다양한 고서에서 볼 수 있듯이 순창군의 명물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순창고추장이 특히 맛있는 이유는 1년에 77일 가량이 안개가 끼는 기후 조건과 강천산의 청정한 바람, 섬진강의 맑은 물 덕분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과 더불어 오랫동안 고추장을 만든 명인들의 손맛도 순창고추장의 명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통을 이어가는 순창고추장민속마을
순창고추장민속마을은 오랫동안 이어진 순창고추장의 명성과 전통 방식의 제조 비법을 전승하기 위해 순창군의 기획 아래 조성된 마을로, 약 3년의 조성 기간을 거쳐 1997년에 만들어졌다. 이 마을에는 40여 가구가 살고 있으며 정확한 설계를 따라 만들어진 마을답게 길은 반듯하다. 이곳에 마련된 가옥들은 모두 전통적인 한옥 양식으로 지어져 있으며, 가로수는 토종 소나무로 심어져 있다. 민속마을 주변에는 순창장류박물관, 순창장류체험관, 순창장류연구소 등 순창고추장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순창고추장민속마을의 반듯한 길을 따라 걸으면 다양한 전통 고추장의 맛을 자랑하는 고추장 장인들의 매장을 볼 수 있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명인전통고추장이다. 명인전통고추장은 고추장의 명인인 이진순 할머니가 고추장을 만들면서 시작되었으며 기능인으로 인정받은 조경자 할머니와 며느리인 박현순 씨까지 총 3대를 이어오고 있다. 오늘은 박현순 씨가 순창 전통 고추장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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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전통고추장 앞마당은 아담한 크기였지만 다양한 크기의 항아리들이 빽빽이 놓여있었다. 이 항아리 속에는 200~300kg의 고추장이 숙성되고 있다. 각 항아리마다 들어있는 양도 다르고 숙성된 연도도 제각각이라고 했다. 이곳에서 명인전통고추장의 명맥을 잇고 있는 박현순 씨는 오랫동안 일을 해왔기 때문에 밤에 눈을 감고도 원하는 항아리를 찾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박현순 씨는 1년 내내 준비해야 하는 것이 고추장인데 특히 기후와 물, 습도조절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고추장을 담그는 것은 가장 기본 재료인 고추를 고르는 것부터 마지막까지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인전통고추장에서는 필요한 재료를 인근 농가와 계약하여 재배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박현순 씨는 고추장을 만드는 데는 여자들의 손맛도 중요하다는 말로 모두를 웃게 했다.
명인전통고추장 매장 안에서는 보리, 찹쌀, 현미, 매실 등 4가지 고추장을 판매하고 있다. 순창고추장은 전통적으로 찹쌀고추장인데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살짝 맛본 고추장에서는 들어간 재료별로 조금씩 다른 맛이 났다. 현재 명인전통고추장에서는 토마토 고추장을 만들기 위해 실험 중이라고 했다. 이렇게 다양한 실험을 통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명인전통고추장이다.
맛있게 매운 순창 고추장이 완성되기까지
보통 고추장을 담그는 시기는 10월에서 이듬해 3월이다. 방문한 시기가 장 담그는 시기라 숙성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고추장도 볼 수 있었다. 순창의 고추장은 저온에서 천천히 숙성한다. 순창 고추장에 사용되는 메주는 도넛의 형태로 만드는데 이는 고추장 메주의 표면적을 넓게 해 빠른 시일 내에 건조하기 위함이다. 도넛 형태의 고추장 메주는 고초균의 발효 시간을 단축해 더욱 구수한 향을 내게 한다. 이것이 순창 고추장이 가진 특징 중 하나이다.
순창고추장민속마을 곳곳에서는 주렁주렁 매달린 메주들을 볼 수 있었다. 순창에서는 고추장용 메주를 보통 음력 7월 전후로 만들고 있다. 박현순 씨는 일 년 내내 준비를 해야 좋은 고추장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순창 고추장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재료 선정부터 배합, 보관, 숙성까지 모든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는 순창 고추장에는 우리나라 전통 음식이 가지고 있는 느림의 미학이 담겨 있었다.
글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이한별
발행2016년 11월 2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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