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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연극인이 소통하는 밀양푸른연극제


상상 속의 존재를 짧은 시간 동안 현실감 있게 불러낼 수 있는 예술. 바로 연극이다. 영화만큼 그 거리가 멀지도 않고 책만큼 개인의 상상력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 대신 사람들의 기억에만 남고 별다른 기록 매체로 남지 않으니 연극이야말로 시간과 함께 소멸해가는 예술인 셈이다. 10월 5일부터 9일까지, 밀양연극촌과 밀양아리랑아트센터에서 다채로운 인물 군상과 조우할 수 있는 밀양푸른연극제가 열린다.

                    
                

밀양연극촌, 연극과 가까워지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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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촌의 극장 중 하나인 우리 동네 극장. 연극촌은 근방의 연밭과 어우러져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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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규모가 큰 성벽극장은 올해 그 벽을 허물고 프린지 무대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밀양 연극촌에는 극장만 다섯 손가락이 넘치게 있다. 밤공기를 즐기며 연극을 볼 수 있는 야외극장만 2개로 1500여 명이 한꺼번에 관람을 할 수 있는 성벽극장과 500여 명이 관람할 수 있는 숲 속 극장이 있다. 그 외에도 우리동네극장, 가마골 소극장, 스튜디오 극장 등 제각기 규모가 다른 극장들이 있으니 올릴 수 있는 연극의 가짓수도 무궁무진한 셈이다. 더욱이 단순히 연극을 올리는 무대들만 모여있는 것이 아니라 무대제작실, 녹음실, 연극도서관 등 연극을 만드는데 필요한 공간들이 폭넓게 갖춰져 있어 과연 연극촌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을 자랑한다.
 
이곳이 개관한 것은 1999년, 대부분의 문화공연이 서울에서 성공해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이 당연하던 시기다. 그런 상황에서 밀양연극촌이 성공을 거두고 축제를 탄탄하게 운영할 수 있는 것은 탄탄한 레퍼토리를 꾸준하게 운영하는 것, 그리고 연극의 저변을 넓힐 수 있도록 대중을 상대로 한 체험프로그램을 열어둔 데 있다. 실제 밀양연극촌에서는 20~30명의 단체가 예약할 경우 연극 체험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 눈으로 보는 것에서 한층 나아가 실제로 배우가 되어보는 것이니 만큼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이처럼 연극에 익숙한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니 관객의 보는 눈이나, 축제 공연작의 수준도 결코 낮지 않다.

 

입맛 따라 장르 따라, 다채로운 연극 감상하기

  • 알록달록한 분장과 걸쭉한 입담이 어우러진 코미디 <탈선 춘향전>이 2015년 축제의 개막을 장식했다.

밀양푸른연극제의 막은 10월 5일부터 열린다. 영남루 무대에서 화려하게 시작한 개막작은 바로 극단 가마골의 <탈선 춘향전>.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방자가 주인공이었다는 점.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나왔던 방자전을 떠올릴 필요는 없겠다. 모든 연령대가 즐겁게 볼 수 있는 가마골의 단골 레퍼토리로 입이 걸은 춘향이, 춤바람 난 향단이 등 제각기 탈선한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풍자가 지역민들을 신나게 웃길 예정, 이미 대학로 코미디 페스티벌을 비롯한 여러 무대에서 검증된 작품이니 이미 개막을 놓쳤더라도 다른 무대에서 상연된다면 한번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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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목화가 올리는 <왜 두번 심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공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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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 콘텐츠의 폭을 한층 넓혀주는 소리꾼 이자람의 <이방인의 노래>는 새로운 방식의 소리공연을 보여준다.

이 연극제가 특히나 많은 기대를 끌고 있는 데에는 제각기 색다른 매력을 뽐내는 기획들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남루에서는 지역문화주간이라는 이름으로 밀양 시민들이 친숙하게 찾아올 수 있는 연극을 주로 선보인다. 영화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오구>를 비롯해 장영실과 세종을 그린 창작 뮤지컬 <궁리> 등이 그 예다. 혹은 역사와 신화에 큰 흥미를 지니 사람들이라면 숲의 극장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체크해보는 것이 좋겠다. 마르께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소리꾼 이자람이 펼치는 <이방인의 노래>가 역사문화주간의 이름을 빛내는 작품 라인업에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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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톤 체홉의 <파더레스>는 마음 속 공허함을 지닌 인간군상의 불완전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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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뜻대로 하세요>는 셰잌스피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한층 비교와 대조를 하는 재미가 클 작품이다.

한편 젊은 연극인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회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다. 젊은 연출가전은 가마골 소극장과 창고극장, 스튜디오 극장 등에서 총 11개의 라인업이 무대에 오른다. 대학교의 동아리와 공연예술관련 학과에서 선보이는 대학극전도 프로로 데뷔하기 전, 날것의 표현력을 지닌 차세대 연극인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혹여 미래의 대 배우가 탄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외에도 안톤 체호프의 장단편을 만날 수 있는 안톤체홉 주간, 윤대성이 쓴 연극들이 올라가는 윤대성 기획전 등이 있으니 연극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더불어 가족이 화기애애하게 볼 수 있는 가족극 주간에도 다섯 작품이 배정되어 있다. 특히 마지막 작품인 <당신 뜻대로 하세요>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각색해 폐막작으로 올라간다니 그 진가를 꼭 확인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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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 묻어나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밀양시!
밀양에서 우리의 전통이 묻어나는 아리랑축제와 연극촌을 보러 떠나자~ 

트래블투데이 김희정 취재기자

발행2015년 08월 0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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