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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엔 막걸리가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음주∙가무를 즐기는 흥이 많은 민족이다. 농사일을 하다가 새참을 먹으면서도 한 사람이 걸쭉하게 노래 한 곡을 뽑아내면, 나머지 사람들은 덩실덩실 앉은 자리에서 어깨춤이라도 춘다. 노동을 하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우리나라 농민들의 삶의 태도는 참으로 여유가 있다. 사람들이 새참을 먹으면서 이렇게 신명이 절로 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새참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 가운데 하나인 막걸리가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막걸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막걸리의 매력은 과연 무엇인지 [트래블투데이]에서 집중 탐구해 보았다.

                    
                

막걸리는 어떤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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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가게에 달린 전등이 전통주 막걸리와 잘 어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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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칼한 막걸리 한 사발 쭉 들이키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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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와 어울리는 녹두전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막걸리는 한국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술이다. 막걸리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막 걸러서 만들어졌다 하여 그 이름이 붙여졌다. 이름부터 소박하기 그지없는 대한민국 대표 전통주 막걸리는 탁주(濁酒 :말 그대로 빛이 탁하다 하여 불린 이름) 또는, 농주(農酒:농사일을 하던 사람들이 갈증 해소를 위해 마신다 하여 불렸던 이름)라고도 불린다. 고려 때에는 막걸리의 누룩을 배꽃이 필 때 만든다고 하여 이화주(梨花酒)라고 부르기도 했다. 막걸리의 색은 쌀뜨물처럼 희고 불투명하다. 알코올 성분은 맥주와 비슷한 6~7도로 약한 술에 속하는 편이다.

 

외국인도 좋아하는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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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만 봐도 홍어회의 시큼함이 느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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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를 생맥주처럼 파는 모습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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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막걸리 골목에서 막걸리 한 잔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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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회사의 막걸리들, 맛도 다를까?

막걸리의 대중화와 더 나아가 세계화를 위해 고양시의 대한민국막걸리축제 등 막걸리를 하나의 문화로 발전시키려는 분위기도 있다. 한 상권이 막걸리 골목으로 불리며 막걸리만 파는 가게가 몰려 있기도 하다. 막걸리를 경험한 외국인들은 저렴한 가격과 독하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깊은 맛이 분명 매력이 있는 술이라고 한다. 그러나 숙취 후, 심한 두통을 동반한다는 의견이 많다. 외국인이 막걸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막걸리와 함께 먹는 안줏거리들도 한 몫 거든다. 파전과 녹두전, 순대 볶음, 도토리묵, 두부 김치 등 막걸리의 텁텁한 뒷맛 때문에 비교적 강렬한 맛을 지닌 음식들이 막걸리와 어울리는 편인데, 외국인들 눈에는 그 음식들이 이색적으로 느껴져 호기심을 주기 때문이다. 

 

막걸리, 몸에도 좋다

다양한 포장 용기의 막걸리들을 보니 주류회사의 노력이 보인다.

막걸리가 다시 대중의 시야 속으로 들어온 것은 웰빙 바람이 불면서부터이다. 막걸리에 함유된 몸에 좋은 효능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한때 막걸리 열풍이 불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막걸리에 들어있는 파네졸이라는 성분은 와인의 최대 25배에 달하는 항암효과가 있고 젖산균 함량도 높아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비타민 B도 풍부하게 들어있어 피로 회복, 시력 증진, 피부재생에도 도움이 된다. 요구르트 500병에 달하는 유산균은 변비 완화와 쾌변에 도움을 주고, 식이섬유도 풍부하게 들어있어 면역력 증진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다. 

 

막걸리의 변신, 괜찮은 걸까?

대한민국 대표 음식 김치는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세계 인구 중 김치 애호가가 점점 늘고 있다. 김치에 이어 막걸리도 과연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 2007년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막걸리 대미 수출액은 2009년, 2010년에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3년에 들어 하향선을 그렸다. 수출액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2009년 한바탕 막걸리 시장의 바람이 크게 휩쓸었고, 지금은 판매액이 어느 정도 안정세만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에는 와인, 러시아에는 보드카, 일본에는 사케라는 대표주가 있다. 애주가가 아니어도 그것은 이미 일반화된 상식이다. 대한민국에는 위풍당당 막걸리가 있다. 그 옛날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설탕을 휘휘 타서 먹기도 했다는 대한민국 전통주 막걸리가 대중의 입맛과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막걸리 원래 고유의 맛은 그 탁한 빛깔처럼 다소 텁텁한 감이 있다. 거칠고 다소 무거운 목 넘김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보다 부드럽고,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의 막걸리가 개발되고 있다.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한 자몽 과즙을 첨가한 막걸리, 유산균 다량 함유를 내세우는 다이어트 막걸리, 중년층을 겨냥한 전통 제조방법으로 만든 막걸리, 산삼 막걸리 등. 프리미엄이 붙은 막걸리들과 포장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 듯한 막걸리들이 시판되고 있다. 여기서 막걸리의 수출이 주춤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세계인의 입맛을 맞추고 대중의 선호를 따라가다가 막걸리 고유의 참맛을 잃어버린 건 아닌지. 막걸리가 담고 있는 역사를 제대로 홍보했는지, 진정한 막걸리의 매력은 무엇인지, 막걸리의 전통제조법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스테디셀러의 브랜드가 되려면 진정성 있는 스토리가 브랜드에 담겨 있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상기해야 할 것이다.

1960~70년대 막걸리는 국민의 술이었고, 주류시장 제일의 효자였다. 허름한 선술집에서 막걸리 한 사발에 그날의 고단함을 비웠던 대한민국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술이 바로 막걸리이다. 마케팅에만 집중하고 정작 가장 중요한 막걸리 고유의 맛에 공들여야 하는 핵심을 놓친 건 아닌지 자문해야 할 때이다. 막걸리는 대한민국 대표 전통주다.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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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막걸리! 봄비가 내리는 어느 날 친구들과 모여 따뜻한 파전과 함께 막걸리 한잔 어때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2월 0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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