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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여행 10선] 광양 - 정병욱가옥


일제강점기 한국문학사에 보석처럼 빛나는 시인 윤동주(1917-1945)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를 세상에 나오게 해준 집이다. 망덕포구의 정병욱 가옥은 윤동주의 시혼(詩魂)이 머무는 곳으로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아름답고 소중한 곳이다. 

                    
                

윤동주의 시혼(詩魂)이 머무는 곳,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정병욱가옥

1941년 윤동주는 졸업을 기념해 틈틈이 썼던 시 19편을 모아 시집을 발간하려 했으나 시를 받아본 이양하 교수는 출판 보류를 권했다. 한글로 쓴 시 인데다가 저항적 색채가 강해 검열에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집을 발간했다가는 신변에 위험을 느낄 수 있으니 후일을 도모하라고 권했다.  

이에 윤동주는 자필 원고 3권을 만들어 한 부는 본인이 보관하고 한 부는 연희전문 스승인 이양하 교수에게, 마지막 한 부는 사랑하는 후배이자 글벗인 정병욱에게 건네었다고 한다. 5살 연하인 정병욱과는 종로 하숙집에서 같이 방을 쓸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고 문학적 감성을 키워나간 동지였다.  

1942년 윤동주는 도쿄 릿쿄대학으로 편입했다가 교토에 있는 도시샤 대학으로 옮겼으나 독립운동을 했다는 죄목으로 투옥되어 고문까지 받고 광복을 6개월 앞두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 중 29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한편 후배 정병욱은 1944년 1월 학도병으로 징집되었다. 그가 떠나기 전 광양의 고향집을 찾아 어머니께 윤동주의 친필 원고를 건네주면서 소중히 보관해달라고 부탁했다. 어머니는 이 원고가 귀하다는 것을 알고 마룻바닥을 뜯어 항아리에 담아 고이 숨겼다. 

“혹시 제가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면 이 원고를 연희전문학교에 보내주십시오.” 이는 정병욱의 유언이자 친구 윤동주에 대한 약속이었다. 다행히 정병욱은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왔고 광복을 맞이하자 고향집 마루 밑에 숨겨둔 원고를 꺼냈다. 그리고 1948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발간하면서 윤동주의 주옥같은 시는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윤동주와 이양하 교수의 원고는 사라졌고 남은 원고는 정병욱의 보관본이 유일했다. 만약 이 원고마저 없었더라면 한국 국문학사의 큰 손실이었을 것이다. 섬진강 하구 망덕포구 한쪽에 윤동주의 문학세계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윤동주 쉼터를 조성해놓았다. 용정의 명동생가, 연세대학교, 도시샤대학 등 사진과 함께 윤동주의 일대기를 볼 수 있으며 까만 대리석에는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의 육필 원고를 새겨놓았다. 

그 앞에 윤동주 시정원에는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31편의 시를 돌에 새겨놓았다. 시를 곱씹으며 문학적 감성을 키우기 딱 좋다. ‘윤동주’의 자음과 모음을 풀어 만든 벤치가 있으니 잠시 다리품을 팔아도 좋겠다. 별 모양의 포토존까지 만들어 놓았고 원통으로 연결한 이색 놀이터도 재미있다.

묵묵히 흘러가는 섬진강을 바라보며 윤동주와 정병욱의 깊은 인연을 곱씹어 보면 좋겠다. 섬진강 풍경도 멋지지만 이 길 이름이 ‘윤동주 길’이어서 더욱 의미 있다. 정병욱 가옥은 1925년에 지어진 양철지붕을 얹은 목조건물로, 양조장과 주택이 합쳐진 복합공간이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를 손꼽으라면 윤동주의 ‘서시’ 일 것이다. 우리말로 다듬은 서정시에 민족의식까지 녹여냈기 때문이다. 만약 후배 정병욱이 없었더라면 한국인이 가장 애창하는 시 ‘서시’를 잃을 뻔했다.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만났고 소설보다 더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마룻바닥 한쪽이 뚫려 있는데 ‘원고가 숨겨져 있던 곳’이란 푯말이 놓여 있다. 망덕포구는 ‘하늘과 바람과 별 그리고 시’를 읊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만약 해방 후 정병욱과 함께 섬진강을 보았다면 더 멋진 시를 남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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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광양의 작은 집, 정병욱가옥에서 그 흔적을 느껴보아요. 

트래블투데이 차예진 취재기자

발행2021년 03월 2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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