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팥이 달콤, 대전 성심당 튀김소보로
서울 중구 모 백화점 본점에서 ‘특별한 빵’을 파는 행사가 열렸다. 바로 대전 유명 빵집 성심당 빵을 판매하는 행사였는데, 대전 현지에서 조리사와 빵 원재료 등을 동원, 조달해 서울에서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행사는 약 나흘에 걸쳐 열렸는데, 이른 아침부터 방문한 이들이 번호표를 받아들고 대기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성심당 빵집의 다양한 빵을 판매했는데, 주요 인기 품목은 단연 성심당의 명물인 튀김소보로였다. 튀김소보로는 그 포장 겉면에 써 있듯 1980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해, 최근 전국 각지에서 수요가 있을 만큼 별미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빵이다. 튀김소보로란 소보로를 기름에 한 번 튀긴 것으로, 부드러운 식감의 일반 소보로와 달리 바삭한 식감이 주요 특징이다.
따끈따끈 튀김 소보로 한 입
성심당 튀김소보로는 대전은 물론 전국의 별미다
갓 기름에 튀겨 나온 음식은 뭐든 특유의 강한 풍미를 준다. 그중에서도 튀김소보로는 빵 특유의 고소하고 풍만한 향을 풍기는데, 과연 한 입 베어 불면 그 맛이 유별나다. 만약 뜨거운 것이 싫다면 조금 식혀 먹어도 무방하다. 튀김소보로 안에는 달콤한 팥 앙금이 들어있어, 절로 찬 우유를 생각나게 한다. 팥이 들어가 자칫 목이 메일 수 있는 소보로를 찬 우유와 함께 먹는다면 포만감은 둘째 치더라도 그 맛의 조화는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튀김소보로라 해서 일반 소보로와 큰 차이점을 꼽으라면 막상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지 모른다. 어쨌든 소보로는 소보로이기 때문이다. 튀겼다는 점을 제외하면, 안에 팥소를 넣은 다른 소보로와 별 차이가 없을지 모른다. 심지어 별미라 해서 많은 것을 기대하고 튀김소보로를 먹은 사람이라면, 생각했던 것보다 ‘평범한’ 맛에 실망감을 감추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튀김소보로와 함께, 튀김소보로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성심당이 소재한 대전 중구 거리를 함께 구경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빵집 성심당으로 유명한 대전 중구
성심당 건물이 있는 대전 중구 거리는 쇼핑과 문화의 메카이기도 하다
성심당은 대전 중구 은행동에 있다. 성심당은 전국 3대 빵집으로도 꼽히는 곳인데, 중구 은행동 거리를 더욱 특별하게 해 주는 것은 바로 성심당 때문이 아닐까. 성심당 건물은 한국의 한 광역시라기보다는 차라리 영국의 한 거리 가게를 옮겨놓은 듯한 세련미와 위풍당당함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성심당 건물이 있는 은행동에는 ‘은행동 상가거리 으능정이 문화거리’라는 표지석이 있어 이곳이 대전 중구의 문화메카라는 점을 알게 해 준다. 으능정이거리에는 ‘스카이로드’라 불리는 특이한 구조물이 거리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데, 마치 모노레일의 선로 같기도 하고 SF영화의 CG물 같기도 한 이 구조물은 은행동을 더욱 첨단화된 거리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구조물 중 하나다. 스카이로드 천장에는 아래서 올려다볼 수 있도록 벽화가 그려져 있어, 거리아트 역할을 하고 있다.
거리는 전반적으로 서울의 명동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상가가 밀접해 있고, 걷기 좋게 잘 정비돼 있어서 대전이 초행길인 여행자라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