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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은 불금(不禁)이다.


2015년 달력도 어느새 2장이 지나갔다. 연초 새로운 시작을 외쳤건만, 두 달이 지나고 나니 ‘불타는 금요일’이라는 말앞에서 다시 들썩이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유난히 휴일이 인색한 한국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곧 노는 것도, 밥 먹는 것도 뭐든 시간을 쪼개고 쪼개야 함을 뜻하기 때문이다. 오매불망 해방 후에도 정신은 아직 키보드를 두드리려 하고, 아직 오지도 않은 월요일이 꿈에 나올까 잠이 오지 않는다. 게다가 노는 일에는 괜스레 죄책감이 밀려오는 것도 어른들의 고질병. 하지만 불금은 불금(不禁: 말릴 수 없음, 어찌하지 못함)이라고, 누구도 휴식 없이는 살 수 없다. 제대로 당당히 노는 법을 알려줄 불금의 트래블투데이, 기대하시길!

                    
                

금요일, 야심한 문화생활

사실 노는 것도 귀찮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불금은 떠들썩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하지만 사실 논다는 것은 엄밀히 말해 쉬는 일꼭 거하게 한 잔을 걸친다든지화려한 조명 아래 몸을 던져야만 하는 일은 아니다비교적 얌전하게 서울의 밤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이하 DDP)'를 추천한다.

 
  • 동대문 공원 옆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웅장하고 신비한 느낌을 준다.

도매시장의 기억이 강렬한 동대문에 우주선을 방불케 하는 건물이 들어섰다. 그 웅장함 때문인지 연일 정신없이 북적이는 동대문 거리와는 달리 DDP의 실내는 신비롭고 차분하다. 알림터, 배움터, 살림터로 나누어진 이곳은 수, 금요일에 야간개장을 하는 다양한 전시를 비롯해 24시간 개방되는 공원, 광장은 동대문의 패션타운과 더불어 밤을 보내기에 적당하다. 지하철 2, 4, 5호선 동대문 문화역사 공원 역과 바로 이어져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 DDP에서 2014년 겨울 개최한 LED 장미축제. 한껏 낭만적인 야경을 조성했다.

또한 동대문 문화역사공원을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코스가 될 수 있다. DDP 어울림 광장에서 시작해 건물을 따라 둥글게 걸으면 차례로 이간수문 전시장과 동대문 운동장 기념관을 만날 수 있고, 공원길로 접어들어 다시 DDP로 돌아오는 식이다. 조명을 벗 삼아 전체적으로 둥그스름한 공원을 따라 걸으면 신구의 조화가 느껴진다. 곧 피곤을 업었던 뇌와 몸이 동시에 여유를 되찾는다. 그리고 건너편 동대문 거리에 시선이 미치면, 비로소 주말을 맞는 실감에 시끌벅적한 그곳으로 뛰어들 욕구가 솟아오를지도 모르겠다.

 

불금의 성지 홍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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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 늦을수록 거리의 악사도 관객도 열기를 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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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이 꺼질 줄 모르는 홍대 거리의 가게들.

금요일 밤, 왜 영업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가게에서 눈치를 보는가. 불금엔 홍대가 빠질 수 없는 이유는 클럽과 주점이 활기를 띠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구절판처럼 다양한 밤이 그곳에는 있어서다. 밤에 놀 수 있는 일이 이렇게나 많았는지 눈이 휘둥그레진다. 홍대의 불 꺼지지 않는 밤엔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아늑한 심야식당들, 조용하게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24시간 독서 공간, 새벽과 심야에 운영하는 영화관도 있고, 카페들은 새벽까지 연장영업을 한다. 한 마디로, 홍대의 특수는 밤, 그 중에도 금요일 밤은 파티의 시간인 것이다. 쇼핑, 식사, 문화생활 등 낮에만 할 수 있는 줄 알았던 일들이 홍대 거리에서는 늘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홍대에선 늦다는 개념이 없다. 새벽에 노래를 시작하는 버스커도,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첫차를 기다리는 이들도 잠시 시간을 잊고 온전히 즐기는 그 자체에 집중한다. 음악과 웃음, 열정이 솟구치는 홍대의 밤은 그렇게 즐겁다. , 한 번 섞이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기 힘들 테니 주의해야 한다.

 

휴양이 별건가요


어떤 사람은 금요일을 포함한 23일도 성에 안 차 불목부터 논다는데, 대부분 직장인은 불쌍한 금요일’, ‘불 끄는 금요일’ 하며 야근으로 물든 저녁을 보내고 주말까지 어영부영 보내기 일쑤. 그들을 위해 편안히 제대로 쉬기 좋은 수도권 온천을 추천한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국 사람 중에 온천을 싫어하는 이는 드물다. 뜨끈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면 피로가 풀어지는 건 물론이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 뭣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이 반갑지 그지없다.

서울 광진구에 온천수가 솟은 것은 2003년 한 건설업체 공사 중에 있었던 일이다. 2년 후 그 일대가 '온천공(溫泉孔보호구역'으로 지정개발되었고 현재 2개의 온천 시설이 있다지하 1,040m로부터 끌어올리는 이 유황온천수는 알싸한 냄새가 특징으로 신경통과 아토피에도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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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로 갈 수 있는 온천도시 온양 거리에 온천수가 증기를 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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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인접한 북한산 자락 고양시에 위치한 온천

복잡한 강남땅 아래에도 뜨거운 온천수가 흐른다. 다름 아닌 서초구에 24시간 개장하는 대규모 온천시설. 듣기만 해도 몸이 노곤해진다. 그뿐 아니라 서울의 북쪽인 노원구, 조금 더 나가 경기도 고양시와 온양, 포천에도 이미 유명한 온천들이 끓고 있다. 편리한 수도권 교통으로 갈 수 있고 24시간 운영이 아닌 곳도 늦은 밤까지 열려있으니 주말을 여는 밤 계획으로 안성맞춤이다.

노는 것은 곧 쉬는 일, 그러니 불금은 불금(不禁), 계속돼야 한다. 제대로 노는 법을 알고 주말을 즐긴다면 나머지 평일들도 훨씬 가뿐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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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휴식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건강입니다! 불금이 불금(不禁)인 이유, 이제 아시겠죠?

트래블투데이 황은비 취재기자

발행2015년 02월 2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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