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는 두릉구택
동네에서 내로라하는 부잣집 내에는 으레 오래된 우물 하나쯤은 있다. 마을 공동으로 쓰는 우물이 있는가 하면 집 안에서 쓰는 우물은 특히 아녀자들의 부엌살림과 가까이 한 샘물은 살림살이를 좀 더 윤택하게 하며 매일 올라가는 밥상을 책임지고 있기에 숨은 보물창고라 하겠다. 뒷산이 고택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두릉구택은 이름에서부터 옛집의 느낌이 진하게 풍긴다. 대부분의 옛집은 고택이라고 명명하는 데 반해 두릉구택은 예 구(舊)자를 넣어 더 구수하고 정겨운 느낌을 풍긴다. 여러 대를 이어 살던 집이나 옛날에 지은 집을 구택이라 하여 고택(古宅)의 느낌과는 또 다른 멋을 풍긴다.
두릉구택은 오래된 나무결의 온기가 느껴지고 팔작기와지붕의 곡선이 유려한 고택이다.
멀리서부터 깊이가 느껴지는 두릉구택
안동 시내에서도 영덕 방향으로 꽤 깊이 들어서야 나오는 두릉구택은 안동에서도 현골 정부자로 이름을 알린 동래정씨 석문공파 두릉 정원달이 1890년경에 지은 이 고택은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으며 1800년대 말기의 주거건축형태를 잘 갖추고 있다. 뒷산이 고택을 반쯤 품고 있는 형태의 이 고택의 가장 큰 보물창고인 샘물은 뒤뜰에 마련되어 있는데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의성에서까지 물을 길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일 정도였다 한다.
회화나무의 인사를 받고 가는 정겨운 집
구택의 입구에는 반쯤 기울어 자라고 있는 회화나무가 방문객들을 반긴다. 마치 '어서 오십시오'라며 인사하듯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이 나무의 수령은 250년이 지난 보호수다. 굵게 뻗은 가지는 둘레가 25m에 달하며 두릉구택과 함께 늙어가는 동무와 같다. 대문채가 헐려 겨우 담장으로 둘러싸고 있는 두릉구택을 지키는 보호수는 검붉고 거친 나무결에서부터 오래됨이 느껴져 한옥과 잘 어우러진다. 수줍게 돌아선 돌담을 따라 대문이 들어서야 할 자리엔 푸릇한 잔디가 위로 올린 기와집은 기다란 기와부터 보인다. 본래 3칸 규모의 대문채가 있었으나 20여 년 전에 철거되고 현재는 정침만이 그 아쉬움을 대신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문채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ㅁ'자 형을 하고 있는 정침은 중문을 중심으로 큰사랑과 작은사랑이 배치되어 있는데 큰사랑 부분에만 팔작기와지붕을 얹어 사랑채로서의 위엄과 무게를 실었다. 중문 밑에는 큰 댓돌이 있는데 고택을 지을 때 터 닦기로 사용하였다 전해진다. 큰사랑은 온돌방과 마루방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외양간 자리에 온돌방을 두었다는 특징이 있다. 두릉구택의 큰사랑과 작은사랑은 대부분 방과 방 사이가 연결되어 있으며 벽을 치는 대신 4짝미서기문을 달아 공간을 구분하는 형태를 보인다. 기단 위에 사각기둥을 세워 만든 안채는 정면 4칸 크기로 중앙 2칸의 대청과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무의 따스함이 온몸으로 흐른다
한옥이라는 가옥구조가 따뜻하고 정겹게 보이는 까닭은 흙과 종이, 나무를 이용하여 만들어졌다는 것 이외에도 집안의 살림살이가 보이고 감추는 것 없이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것이다. 대문에서부터 누구의 집임을 알 수 있고 문이 굳게 잠겨있어도 집안의 구조가 훤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혹 어린아이들은 집 담장으로 도둑이 들면 어쩌나 걱정도 하겠지만 그것이 한옥이 주는 정겨움이고 예스러움이 아닐까. 방과 방 사이에 벽 대신 문을 달아놓는 것도 열전달 및 공간의 활용이라는 부분도 있겠지만 단절보다는 연결에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현대식 공간에서는 느끼기 힘든 친근한 느낌이 있다. 무엇보다 두릉구택은 뒷산과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 없고 자연과 어우러져 있는 조화로운 구조에 마당에 잔디가 깔려있어 포근한 느낌이 든다. 단독건물이 아닌 여러 건물이 하나의 담장 안에 위치한 고택은 마당을 중심으로 여러 채가 동떨어져 있다기보다 하나로 어우러져 있는 느낌이다.
두릉구택은 전체적인 구조가 평면구성이다. 이는 1800년대 보편적인 성향의 집 구조로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259호로 지정되었다. 총 3개의 객실에서 숙박이 가능하며 현재는 고택관광사업을 통해 새로 현대식 화장실과 온수 및 난방 시설을 개보수하여 한옥 숙박에 대한 활성화를 마련하였다. 또한 가정식 백반으로 조식을 맛볼 수 있고 민화그리기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예스러움이야말로 한옥을 표현하는 최고의 단어
구택에서 나는 나무의 진한 냄새는 오랜 세월만큼 케케묵어 있다. ‘후’하고 불면 먼지가 일듯하지만 종손들에 의해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는 두릉구택은 마치 오래된 나무의 진한 나이테처럼 선명하다. 감성 혹은 아날로그, 힐링이나 새로움으로 가득한 현대에서 고고한 멋으로 버티고 있는 구택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방과 방 사이가 건물과 건물이 연결되어있는 두릉구택의 구조처럼 공통점을 찾아간다.
*주변관광지
묵계서원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9호로 지정된 묵꼐서원은 숙종32년에 지방유림의 김계행과 옥고의 덕행을 기리기 위해 창건한 서원으로 지방교육과 선현배향을 담당하였으나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 정면 6칸, 측면 6칸 규모의 안동김씨묵계종택이 가까이하고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지례예술촌
수려한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예술인들의 창작활동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지례예술촌은 1989년 7월에 개촌되었다. 조용하고 호젓한 지례예술촌은 전통생활 체험은 물론 예술인들이 집필, 고택체험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만휴정
경북문화재자료 제173호로 지정된 만휴정은 경상북도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에 위치한 조선 시대 누각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이루어져있다. 조선 시대 문신 김계행이 건립한 누각은 누마루 형식으로 주변 자연경관을 둘러보기 좋은 구조를 하고 있다.
[트래블스테이] 안동군자마을
예로부터 군자 아닌 사람이 없었다는 이곳! '안동군자마을'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에 자리한 안동군자마을은 '오천유적지'라고도 불리며 약 600여 년의 뿌리 깊은 전통을 간직한 곳입니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진정한 쉼을 원하는 트래블피플이라면 이곳의 산책로를 거닐며 안동의 향기에 흠뻑 취해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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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7년 11월 1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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