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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도 ‘산지(産地)’라야 제맛!


흔히 ‘한식’이라 하면 비빔밥이나 삼겹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등 주변 어디서든 쉽게 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식’에는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우리 음식만이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특정 지역에서만 발달한 향토음식도 포함된다. 향토음식은 대개 그 지방에서 나는 특산물이나 제철 재료를 사용해 만드는 것이 특징. 그렇기 때문에 음식의 참맛을 보기 위해서는 산지(山地)까지 가는 수고로움을 감내해야 한다.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할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산지로 향하는 까닭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트래블투데이>에서는 봄철 우리 향토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산지들을 소개하려 한다. 

                    
                

신선함이 다르다, 울산·경산 ‘미나리’

 
  • 미나리가 들어간 한식은 개운하고 싱그러운 맛이 있다.

봄철 대표 채소인 미나리는 건강에 좋아 예부터 약용채소로 많이 쓰여 왔다. 달콤하면서도 매콤하고 또 씁쓸한 맛을 지닌 미나리는 각종 비타민과 섬유질, 무기질 등이 풍부하여 해독, 숙취 해소, 변비 및 고혈압 등에 탁월한 효과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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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양 불고기는 언양 미나리를 함께 곁들여 먹으면 더욱 좋다.

국내에서 미나리가 유명한 곳을 꼽자면 울산과 경산, 청도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울산 언양 지역에서 나는 언양 미나리는 과거 궁중의 진상품이었다고 전해진다. 미나리를 키우는 땅을 ‘미나리꽝’이라 하는데, 이곳의 미나리꽝은 땅에 모래가 많이 섞인 사양토여서 물이 잘 스며들어 미나리가 잘 자란다고. 해마다 봄이면 언양 지역의 대표 한식인 ‘언양 불고기’와 함께 ‘언양 미나리’를 맛보기 위해 수많은 미식가들이 울산을 찾는다.
 
한편, 또 다른 미나리 산지인 경산 육동에서는 불고기가 아닌 삼겹살과 미나리를 함께 먹는다. 이 밖에도 살짝 데쳐 만드는 미나리나물, 달걀지단이나 편육 등을 가늘게 채 썰어 미나리와 함께 말아 먹는 미나리강회, 얼큰한 맛을 더해주는 미나리 칼국수와 생선 비린내가 나지 않는 미나리 매운탕 등 미나리를 활용한 한식은 무궁무진하다. 이들 음식을 미나리 산지에서 접하면 더욱 상큼한 맛과 싱그러운 향을 느낄 수 있다.
 

 

바다와 육지의 만남, 거제·통영 ‘도다리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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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의 '도다리'와 육지의 '쑥'이 만난 도다리쑥국은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사진제공 : 거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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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서호시장에 가면 '도다리쑥국' 외에도 생선으로 만든 다양한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모름지기 제철 음식은 보약에 견줄 만하다 했다. 봄철 맛이 가장 좋기로 유명한 도다리와 들녘에서 피어나는 향긋한 쑥이 만났다. 이름하여 도다리쑥국이다. 도다리는 양식할 수 없다. 바다에서 나고 자란 자연산만 쓰기 때문에 맛이 더 좋다. 바다 인근에서 나는 쑥은 해풍의 영향을 받아 육지에서 나는 것보다 향이 더 진하다. 자연산 도다리와 해풍을 머금은 쑥이 어우러지면 맑고 시원한 국물 맛을 낸다.
 
도다리쑥국으로 가장 이름난 곳은 거제와 통영이다. 통영여객터미널 뒤로 드넓게 자리 잡은 서호시장에 가면 싱싱한 도다리를 넣어 만든 도다리쑥국을 맛볼 수 있다. 특히 도다리의 살이 가장 통통하게 오르는 4월경이면, 남해의 별미를 맛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다. 맑은 된장 국물에 쑥과 도다리를 넣는 요리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지만 지역과 상점에 따라 묵은지와 청양고추 등을 넣어 먹기도 한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맛, 횡성 ‘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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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고기를 얇게 저며 양념에 날로 무친 육회는 상큼한 맛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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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성에 가면 질 좋은 우리 한우를 저렴한 값에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먹거리가 넘쳐나는 요즘도 한우는 여전히 ‘고급’ 음식으로 꼽힌다. 비교적 저렴한 값의 수입산 쇠고기가 있다고는 하나, 어쩐지 한우만은 못한 기분이다. 맛이 좋기로 유명한 우리 한우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강원도 횡성 지역에서 자란 한우다. 한우 역시 환경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는 생물 중 하나. 횡성 한우는 해발 600m 이상의 고지에서 자란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우야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맛볼 수 있기 마련이지만, 가장 맛이 좋기로 소문난 횡성에서 먹는 한우 맛은 또 다를 터. 특히 현지 직판장이나 공판장을 이용하면 시중가보다 저렴한 값에 품질 좋은 한우를 마음껏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우를 먹는 방법은 입맛 따라 천차만별인데, 육회와 숯불구이로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마블링이 곱게 깔린 살치살을 숯불에 구워 입 안에 넣으면, 살살 녹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채소부터 생선, 육류까지 재료는 다양하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산지(産地)’에서 먹어야 더욱 맛있다는 것! 올봄, 한식의 참맛을 느끼고 싶다면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산지까지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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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와 도다리, 한우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꼴깍 넘어가는데요. 모름지기 음식은 제철, 제격인 장소에 먹어야 더욱 맛있는 법! 봄철 더욱 맛있는 음식을 찾아, 산지로 떠나볼까요?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4년 01월 2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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