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수채화, CNN도 주목한 화순 세량지
‘화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 고인돌 아닐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화순 고인돌 지구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인’들에게 그러할 뿐, 사진 좀 찍는다 하는 이들에게 고인돌만큼이나 유명한 화순의 명물은 따로 있다. 바로 화순군 세량리에 소재한 저수지 ‘세량지(혹은 세량제)’다. 세량지는 국내 출사지로 유명한 것은 물론 미국 CNN도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곳’ 50선에 선정한 곳이다. 무엇이 세량지를 그토록 명물로 만들었을까?
물안개 피어날 제 절로 짓는 탄성소리
화순 세량지의 봄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다.
세량지는 규모로는 작은 편에 속한다. 저수지 치고 그리 큰 편은 아니다. 다시 말해 규모나 수량 때문에 세량지가 유명한 건 아니다. 세량지가 유명해 진 건 봄철 새벽녘 이곳에 감도는 신비한 분위기 때문이다. 버드나무와 산벚나무가 점처럼 산에 박혀 있고, 그 아래 산의 무릎께를 하얀 안개가 아스라이 감싸고 돈다. 그 찰나의 순간을 담기 위해 전국의 수많은 사진 애호가들이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화순을 찾아온다.
세량제 가는 길도 곱디 고우니
세량제 뿐 아니라 세량제로 가는 길도 곱기로 소문나 있다. 벚꽃 개화시기에 앵무산과 분적산 사이로 난 길을 달리다 보면, 도로변에 피어난 벚꽃을 볼 수 있다. 세량지가 ‘메인 요리’라면 이곳 입구의 벚꽃은 ‘에피타이저’ 격이다. 주요리를 맛보러 가는 길의 설렘을 입구의 벚꽃들이 한껏 더 돋워준다. 이런 설레임은 멀리 세량제가 내다보이면 절정에 달한다. 빨리 삼각대를 펼쳐놓고 셔터를 눌러대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기 십상. 만약 사진보다는 글이나 그림 취향을 가진 ‘문인(혹은 묵객)’이라면 그 역시도 세량지의 풍경에 당장 연필을, 또는 붓을 들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 수 있다. 그만큼 세량지는 보는 이의 가슴에 아련함을 선사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대면했을 때 그것을 예술로서 승화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한 건지 모른다.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곳에 선정된 화순 세량지. 트래블아이도 운동화 신고, 카메라 들고, 그리고 수첩과 펜을 챙겨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이나래 취재기자
발행2015년 03월 23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