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당보리'가 궁금해

본래 ‘보리밥’이라 하면 보리에 쌀을 얼마간 섞어 지은 밥을 가리킨다. 그러나 쌀이 귀하디귀했던 시절에는 그 약간의 쌀조차 섞어 먹을 수 없었다. 그렇게 쌀 한 톨 섞지 않고 보리로만 지은 밥을 ‘꽁보리밥’이라 했다. 여기서 ‘꽁’은 ‘오로지 그것으로만 되었다’는 뜻을 가진 접두어다. 이 ‘꽁보리밥’을 지역에 따라 ‘강보리밥’, ‘깡보리밥’, ‘꽁당보리밥’ 등으로 불렀다. 군산 지역에서는 ‘꽁당보리’라 불렀다.
 
한국전쟁 이후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 ‘꽁당보리밥’은 서민들의 주식 아닌 주식이었다. 그러다 1970년대에 이르러 ‘통일벼’가 처음 등장한다. 통일벼는 타 품종에 비해 생산성이 높아 한 번에 많이 수확할 수 있고 병충해에도 강한 특성이 있었다. 이에 정부에서는 ‘통일벼’를 적극 보급하였고, 이로 인해 쌀 수확량이 급증하면서 보리의 재배 면적은 상대적으로 크게 줄기 시작한다. ‘꽁당보리밥’도 그렇게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추억의 꽁당보리를 다시 만나다

요즘은 보리밭이 드문 시대다. 고창이나 김제 등 넓은 보리밭을 간직한 고장은 봄철 인기 관광지로 꼽힐 정도다. 보리가 푸른빛을 내기 시작하는 4월에서 5월이 되면 군산시 미성동 일대에서도 보리를 보러 온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이에 군산시에서는 매년 5월 초 보리밭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군산 꽁당보리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축제는 미성동 주민센터 앞 청보리밭 일원에서 열린다. 보리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기획하는 주민 참여형 축제라는 점이 이채롭다. 특히 흰찰쌀보리는 전국 생산량의 40퍼센트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군산의 대표적인 농특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군산에서 나는 우수한 보리를 맛보면서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군산꽁당보리축제는 체험마당, 놀이마당과 전시마당, 장터마당과 쉼터·산책마당 등 모두 다섯 개 마당으로 꾸며진다. 체험마당에서는 엄마랑아빠랑 보리밭 체험존, 보리피리, 엿이요, 보리밭 닭잡기 등 추억을 자극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 놀이마당에서는 윷놀이, 제기차기, 고무신 던지기, 투호 등의 놀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전시마당에서는 꽁당보리 홍보 전시관, 초록이삭 홍보·전시판매, 농기구전시 등을 접할 수 있다. 아울러 장터마당에서는 군산 지역의 농특산물과 보리 농특산물을 만나볼 수 있으며, 꽁당보리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추억과 재미, 그리고 보리가 있는 군산꽁당보리축제를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