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씨를 뿌리고 가을 오면 곡식을 거두어들이던 남도의 소읍은 산업화와 농산물 개방으로 인해 점차 활기를 잃어갔다. 사람들의 흥미를 끌 만한 다른 방편이 필요했다. 그러나 함평에는 뛰어난 관광자원도, 이름난 특산물도 없었다. 여럿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숙고해보았지만 마땅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젊은 사람들은 하나, 둘 마을을 떠나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무턱대고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변화가 필요했다.
'친환경'을 선언하다
함평은 예부터 농경지가 많아 농업을 위주로 생활하던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그러나 산업사회로 접어들며 젊은이들이 도시로 대거 이탈하고,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인해 농업 경쟁력마저 잃게 됐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른 지역에서는 관광자원이나 특산품을 앞세워 관광객들을 유치했지만, 함평에는 그럴 만한 산업자원이나 관광자원, 지역 특산품 등이 전무했다. 위태한 지역 경제를 되살릴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본래 함평천 인근에는 봄이 되면 유채꽃이 만발했다. 그러나 ‘유채꽃’만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었다. 함평이 유채꽃과 더불어 ‘친환경’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유채꽃과 친환경, 그리고 함평의 친환경을 상징하는 ‘나비’를 함께 접목해보기로 했다. 결과는 ‘대박’이 났다. ‘나비’는 쇠락해가던 함평의 풍경을 변화시켰다.
나비처럼 날아오르다
매년 꽃피는 4~5월경이면 함평에서는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하는 ‘함평나비대축제’가 그것. ‘함평나비대축제’는 지난 1999년 처음 개최된 이래,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을 제외하고 매년 꾸준히 개최되고 있는 국내 대표 지역 축제 중 하나다. 관광객들에 의해 알음알음으로 알려지다가, 지난 2008년 ‘함평 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통해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됐다.
함평엑스포공원이 조성된 것도 이때의 일이다. 처음 천변 둔치에서 배추흰나비 100마리로 시작한 축제는, 현재 20만 평 규모의 엑스포공원 일원에서 10만 마리 이상의 나비와 함께 열리고 있다. 근래 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각종 나비를 비롯해, 다양한 곤충, 유채꽃, 안개초, 자운영꽃 등 아름다운 봄꽃이 만발한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축제 때가 되면 봄꽃 사이사이로 나비가 날갯짓하며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19 함평나비대축제'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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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1회째를 맞이하는 ‘함평나비대축제’는 오는 4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함평엑스포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함평엑스포공원에는 자연생태관, 나비·곤충생태관, 황금박쥐생태관, 주제영상관 등 상설 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특히 나비·곤충생태관에는 호랑나비를 비롯한 6종 약 30천여 마리 이상의 나비가 전시된다. 전시관 구경을 마친 뒤에는, 축제 기간에만 마련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에도 체험해보자.
꽃과 나비, 곤충을 소재로 한 전시, 문화, 체험 행사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축제를 통해 함평의 친환경 농, 수, 축산물 및 우수 특산품 등을 전시 및 판매하기도 한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 또한 '함평나비대축제'의 주된 특징 중 하나로 꼽아 볼 수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어린이 야외 나비날리기 행사', '미꾸라지 잡기 체험', '농경사회문화 체험', '동물농장 체험' 등 어린이를 중심으로 하여 다양한 연령층의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켜 줄 알찬 프로그램들이 가득 포함되어 있으니, '함평나비대축제'에서 나비와 함께 놀다 오라.
언제부터인가 봄이 와도 도시에서는 나비를 자주 볼 수 없게 되었는데요. 청정 자연을 간직한 전남 함평에서 다양한 나비와 봄꽃을 보며 유년 시절로 돌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5월 0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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