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표현해 보자면 ‘어른의 삶’이다. 어른의 삶을 살고 있는 이들, 혹은 어른의 삶에 가까워져 가는 나이일수록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일이 잦아지게 되는 것은 현대를 사는 이들에게 그야말로 ‘어쩔 수 없는’ 순리일 지도 모른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멋진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혹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상에 몰두하다 보면 어느 새 여유란 것이 그리워지기 마련인데, 이 여유가 가장 넘쳐나는 시기가 바로 어린아이였을 때이니 말이다. 비단, 시간의 문제뿐인 것은 아니다. 가랑잎이 구르는 모습이 재미있어 한참을 웃고, 나비를 쫓아 나풀나풀 뛰어다닐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또한 어린 시절이 아니었을까.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동심으로 돌아가 볼 수는 있는 일. 기억 속의 풍경을 찾아, 기억 속의 분위기를 찾아, 기억 속의 즐거움을 찾아 떠나는 일은 여행의 가장 큰 테마이기도 하니 말이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고택이나, 소 울음소리가 나른한 농촌이나, 눈썰매가 마련된 빙판 같은 것들을 만나러 가는 일은 분명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마음과 맞닿아 있다. 일단은, 그렇게나 삭막하다는 일상으로부터 한 발짝 멀어진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걸리게 되니, 여행의 출발부터 동심의 일부는 되찾게 되는 셈이기도 하다. 

여행길에서는 누구나 아이가 된다. 가랑잎이 구르는 모습이 재미있어 한참을 웃고, 나비를 쫓아 나풀나풀 뛰어다닐 수 있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일에 스스럼이 없어지며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앞선다.

현대의 여행이란 어느 새 현대인들의 삶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소중한 여가의 시간이 되었다. 일상의 풍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고, 또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여행이란 것은, 어쩌면 동심으로 돌아가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지. 그렇다면 우리가 걷는 여로를 ‘동심으로 돌아가는 길’이라 불러도 좋지는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