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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밭 한가운데에 정자 하나, 자리를 지키고 섰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시간 속에서 진흙에 잠긴 발만 동동.
가장 빠른 길만을 생각해서는 얻을 수 없는 편안함이 있다. 구부러진 길을 따라 걸음이 구부러지니, 더디게 나아가게 된다.
황금빛으로 물든 논두렁 사이를 지나가다 문득 너의 지저귐을 들었다.
오래된 집들에서는 종종 숨바꼭질이 벌어지곤 한다. 올려다보니 문득, 모퉁이에 소담스레 꽃이 피어 있다.
누군가의 기억에 남아 있던 한 자리가 이사를 왔다. 멀고도 고되었을 그 길, 이 자리에 무사히 웅크렸으니 다행이랄 수 밖에.
영영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터널도 길을 따라 가다 보면 눈부신 빛과 함께 새로운 세계가 나타난다.
조각이기 전에 종의 형태를 한 무엇. 울리면 소리가 날까, 궁금하던 차에 귓가에서 무언가가 울렸다.
잊혀진 풍경인가 하였더니, 기억 한 켠에 곱게 자리하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도 한 달음에 내달려가지는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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