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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병의 길을 걷다

    의병의 길을 걷다

    지역경상남도 의령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의병의 길을 걷다

    • 프롤로그
    • 1.의병탑을 마주하면
    • 2.호국의 영웅들이 나다
    • 3.의병의 길
    • 4.붉은 도포의 홍의장군
    • 5.마땅히 편안한 그곳
    • 6.곧은 성정을 닮은 듯
    • 7.500살 된 수호신
    • 8.의병의 본고장
    • 에필로그

    의병의 길을 걷다

    - 경상남도 의령군 -

    여느 지역이었다면 그저 옛 성곽을 닮았을 뿐인 관문이지만, 경남 의령군 입구는 조금 더 남다릅니다. 이 관문에서부터 임진왜란 때 이 땅을 짓밟던 왜군을 당당하게 몰아낸 고장으로서의 자부심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곳 백마에 올라탄 홍의장군 망우당 장군 동상만 보더라도 의령은 그가 나고 자란 곳, 나아가 여기가 진짜배기 의병의 고장이란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의령은 홍의장군, 독립운동가 안희제 등 걸출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한 만큼 둘러볼 곳도 정말 많지만 망우당의 흔적을 쫓는 여정이 바로 오늘 <트래블아이> 미션입니다.

    자굴산, 한우산, 미타산, 벽화산 등에 둘러싸여 잘 드러나지 않는 의령이지만, 이 지역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만나는 의병탑을 본다면 생각이 좀 달라질 것이다.

    “남산을 휘감아 흐르는 중동리 의령천 강변에 이렇게 의병탑이 있군요. 임진왜란 때 의령에서 의병이 전국 최초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공간이죠.”

    “처음에는 자기 집 일꾼이나 동네사람들만 모였다가 점차 의령의 선비들까지 동원돼 상당한 규모로 몸집을 부풀린 이 의병들이 한 달 뒤 2,000여 왜적을 섬멸했다니, 정말 대단하죠.”

    경상남도 의령은 홍의장군 망우당 곽재우가 임진왜란 당시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의병의 본고장’이다. 이 때문에 6월1일 ‘의병의날’은 의령 사람들에게 현충일이나 다름없다.

    “6개의 크고 작은 산으로 둘러싸인 조그마한 마을에서 호국 영웅들이 연이어 탄생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안고 살았겠어요?”

    “사실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너무도 익숙해서 그런지 역사문화유산이 이렇게 산재해 있다는 생각도 잘 하지 못했습니다. 한 번씩 고향 내려와도 굳이 살펴볼 생각을 하지 않았죠.”

    민족독립운동가의 60%가 모두 곽재우 장군 손에서 나왔다고 하는 의령. 17장수의 위패를 모셔놓은 충익사는 그 외관에서 제법 익숙함이 묻어나온다.

    “충익사기념관에서 마주하는 백마는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말머리가 움직이는 착시효과를 일으키네요. 가만, 충익사는 한눈에 봐도 서울 동작동에 있는 현충원을 꼭 빼닮았네요.”

    “그렇게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해요. 하지만 이곳은 임금님 상여와 동일하게 만들어져 있죠. 유심히 살펴보다 보면 장인의 섬세함과 치밀함도 엿볼 수가 있어요.”

    충익사 바로 옆에는 의병박물관이 나란히 자리해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붉은 도포를 입고 말을 탄 홍의장군 동상이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듯한 위엄을 뽐내고 있다.

    “보물 671호인 곽재우 장군의 장검, 말갖춤(마구) 및 평소 사용했던 포도연, 사자철인, 화초문백자팔각대접 등 곽재우 유물 일괄(郭再祐 遺物 一括)은 모두 진품이랍니다.”

    “흑요암으로 만들어진 이 벼루와 연적은 망우당이 아버지와 중국 명나라에 갔을 때 황제로부터 하사받은 것이라는데, 이 역시 진품일까요?”

    ‘마땅히 편안한 곳’이라는 지명 뜻처럼 의령(宜寧)은 땅 자체부터 편안하다.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명당이라는 것이다.

    “귀한 들판 대부분이 남쪽으로 물을 두고 북쪽으로 산을 등지고 있군요. 그러니 땅 생김새 자랑은 자연스럽게 땅에 서린 기운과 의령이 낳은 명사들로 이어지지 않겠어요?”

    “이 땅을 짓밟던 왜군을 당당하게 몰아낸 고장으로서 자부심이 서려 있지만 여기 사람들은 봉우리 하나, 물줄기 하나를 꼬집어 자랑하지는 않는 편이더군요.”

    의령군은 공교롭게 의령읍~부림면을 잇는 국도 20호선을 따라 의령을 대표하는 인물이 많이 탄생했고 생가도 잘 보존돼 있다. 망우당 생가 역시 그러하다.

    “이곳에 들어서니 왠지 그의 순수한 의병정신이 온몸을 에워싸는 듯해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잘 정비된 마당, 반질반질한 대청마루가 의병장의 곧은 성정을 닮은 것 같아요.”

    “조선 초기 건축양식의 안채 등 건물 곳곳에 곽재우 장군과 관련한 역사체험 공간도 마련해두고 있다죠? 나중에 아이들과 다시 찾아야겠어요.”

    마을 입구에는 수령 520여 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 현고수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 고목 역시 망우당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데?

    “가지가 동서남북으로 시원스레 뻗어 있는 이 느티나무가 바로 ‘북을 매는 나무’라는 뜻을 가진 현고수(懸敲樹)예요.”

    “저도 그 이야기는 알고 있어요. 왜군이 부산포에 침입하자 당시 유생이던 곽재우가 이 나무에 큰 북을 매달아 놓고 치면서 의병을 모아냈다죠?”

    최대의 국난기, 조정 역시 민심을 잃어가던 시기 명망 사족들과 함께 의병들을 조직하여 저항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곽 장군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도 일컫는다.

    “망우당은 자신의 재산을 모두 털어 의병 1000여 명을 모집했죠.” “적지 않은 나이에 전 재산을 털어 항전에 나섰다니, 위기의 시기에 사회 지도층이 해야 할 책임과 역할을 몸소 보여준 거로군요.”

    “하지만 그를 보고 미친 사람이라거나 도적 노릇을 한다는 비아냥도 적지 않았다고 해요.”

    동서남북으로 경남도의 중심지가 되는 고을 의령은 크지 않은 고장이지만 곽재우 장군은 늘 본인이 나고 자란 곳을 그리워했을 겁니다. 의령·창녕·진주 일대에서 왜군을 상대로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는 ‘애국심’이 있었을 것이고, 전쟁이 끝나고 선조가 수차례 벼슬을 내리나 그는 대부분 사양하거나 짧은 기간만 관직을 맡은 뒤 귀향한 것을 보면 ‘애향심’도 있었을 겁니다. 여러분이 그의 흔적을 쫓는 여정에서 망우당의 이러한 두 가지 의지까지 느낄 수 있었다면 미션 성공입니다. 어떠세요? 의령에서의 이번 미션, 당신은 성공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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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자연이야기와 함께 만나는 속리산 에코투어

    다양한 자연이야기와 함께 만나는 속리산 에코투어

    지역충청북도 보은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다양한 자연이야기와 함께 만나는 속리산 에코투어

    • 프롤로그
    • 1.국립공원에서 만난 에코가이드
    • 2.오리숲에는 오리가 있을까?
    • 3.조랑말타고 거니는 숲속길
    • 4.휴양림에서 이것만은 지키자!
    • 5.속리산 속 부처님의 법이 머무는 곳
    • 6.선병국 가옥에서 만나는 또다른 자연
    • 7.생태탐방 뒤에도 계속되는 에코여행
    • 8.자연과 물아일체 된 뒤 느끼는 힐링
    • 에필로그

    다양한 자연이야기와 함께 만나는 속리산 에코투어

    - 충청북도 보은군 -

    태백산맥에서 남서방향으로 뻗어 나오는 소백산맥 줄기 가운데에는 속리산국립공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환경을 테마로 한 ‘에코투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문장대, 신선대, 비로봉 등 우뚝 솟은 봉우리들이 서로의 자태를 뽐내는 속리산에 가면 대자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속리산의 깃대종인 하늘다람쥐와 망개나무를 비롯해 비밀스런 숲속 이야기와 천년고찰 법주사의 이야기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속리산국립공원의 대자연 속에 숨어든 이야기를 찾아라!

    가옥에서의 전통음식 체험, 자연공예, 인형극까지 속리산의 에코가이드는 다정한 친구이자 숲길의 동반자요, 궁금증을 풀어주는 속리산 해결사다. 그를 따라가보자.

    “안녕하세요? 여러분 스스로 자연을 관찰할 수도 있지만, 저희 에코가이드(Eco Guide, 자연환경안내원)가 소나무, 참나무 이야기와 법주사 등 다양한 속리산의 자연이야기를 들려줄 거예요."

    " 저탄소 녹색체험으로 속리산의 깃대종인 망개나무와 하늘다람쥐의생태 등 자연을 이해함으로써 자연 사랑을 키우게 될 수 있죠!”

    야영장∼법주사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오리(五里)숲을 걸으면 숲속 황톳길이 정겹게 느껴진다. 법주사로 이어지는 유일한 통행로인 이곳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들었을까?

    “와 황톳길이 나 있어 맨발로 걸어도 좋겠어요. 이 길을 걸어가니 나무들이 향기로 말하는 듯해요. 그런데 이곳이 오리가 많아 오리숲인가요?”

    “이 오솔길의 길이가 5리(2㎞)라 오리숲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약 1.5km 남짓 된 답니다. 아름드리나무가 길게 늘어서서 끝없이 나 있을 것 같죠?”

    가족과 함께하는 승마체험으로 속리산의 자랑인 기마 순찰대와 함께 오리숲을 거닐며 말에게 먹이를 주며 승마체험을 할 수 있다.

    “승마체험은 여타 국립공원에서는 할 수 없는 유일한 체험프로그램이에요. 별도의 원형마장과 마방을 갖추고 있죠.”

    “선생님! 저 말 위에 아주 쉽게 올라탔어요! 어서 빨리 기념촬영 해주세요. 이렇게 신나는 경험을 하게 될 줄이야!”

    누구보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진 탐방객들이라면 반드시 지켜야할 몇 가지 에티켓이 있다는데?

    “생태관광지역을 갈 때는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기본이에요.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서도 안 되고 산나물을 채취하는 등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 역시 금물이겠죠?"

    “네, 저도 알아요! 이곳에 살면서 스트레스 받을 동물들을 위해 큰 소리로 떠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잊지 않고 있어요?”

    팔상전, 쌍사자석등의 비밀, 수정교 돌탑의 전설, 법주사 가람 양식 등 우리 옛 문화와 관련한 해설을 듣는 건 에코여행에 즐거움을 더한다.

    “법주사에는 어떤 역사적 의미가 담겼나요?” “법주사(法住寺)는 신라 진흥왕 14년에 의신조사(義信祖師)에 의해 창건된 사찰이에요."

    "‘부처님의 법이 머문다’는 뜻으로 경내에는 쌍사자석등, 팔상전, 석연지 등 국보 3점과 보물 10점 등 많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답니다."

    중요민속자료 제134호인 선병국 가옥에서는 김치, 된장, 장아찌 담그기, 한과 만들기 등 속리산 자연재료들로 전통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다.

    “99칸 가옥으로 더 알려진 선병국가옥은 화강석 기단과 둥근 기둥을 받친 팔각 주춧돌, 단아한 서까래와 기와 등 보통 사가에서는 볼 수 없는 기품이 서려있습니다.”

    “수대째 내려오는 간장의 역사가 유명한 선병국 가옥에서 담근 김치라 특별해요. 집으로 가져가서 오랫동안 맛볼 거예요.”

    생태관광을 마치고 다시 이어지는 속리산 등반은 자여의 또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제2의 에코여행이다. 속리산 등반은 크게 4개 코스로 나뉘는데 어디로 향해볼까?

    “법주사 지구 탐방지원센터부터는 어디로 이어지나요?” “문장대까지 산행을 할 수 있는 약 12km 코스로 향해볼까요? 등반코스 중 탐방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죠."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경관이 장관인 문장대는 구름 속에 묻혀 있어 '운장대'라 불렸어요. 세조가 이곳에 올라 시를 읊었다고 해 문장대로 바꿔 부르게 됐죠.”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몸도 마음도 지쳐버렸을 때 들렀던 속리산. 오리나무숲을 지나 맑고 차가운 계곡도 지나면 어느새 속세를 벗어나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까?

    “속리산국립공원에서 만끽한 자연과의 대화, 어땠나요? 세상 고민 잠시 잊고 깊은 숨 들이마시며 자연의 품에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시간이 됐나요?”

    “네! 생태를 그대로 간직한 속리산국립공원에서 자연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그 자체가 힐링이 된다는 걸 알았어요.”

    자연과 인간의 상생, 자연과의 소통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우리나라 자연생태계와 자연, 문화경관을 대표할 만한 속리산국립공원에 가면 우수한 자연, 문화, 역사자원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체험과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그러면서 전문해설가의 동행으로 안심하고 즐길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에코여행이 또 없습니다. 스스로 즐기지 않으면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겠죠? 다양한 체험이 가득한 속리산에서의 추억 그 자체만으로 미래에 소중한 에너지가 됩답니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돌아오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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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차야, 다시 달려라!

    기차야, 다시 달려라!

    지역경기도 의왕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기차야, 다시 달려라!

    • 프롤로그
    • 1.추억 박물관
    • 2.철길을 걷다
    • 3.증기기관차
    • 4.시간을 달리는 기차
    • 5.기차가 달린다
    • 6.특별한 기차를 찾아라!
    • 7.비둘기호와 통일호
    • 8.달려라, 기차!
    • 에필로그

    기차야, 다시 달려라!

    - 경기도 의왕시 -

    더 이상 ‘칙칙 폭폭’라는 소리를 내며 달리지는 않지만, 기차역에만 서면 왠지 모를 설렘이 느껴지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버스는 너무 느리고, 자동차는 너무 비좁으며, 비행기는 너무 빠르니 여행에 가장 좋은 교통수단은 기차일 것입니다. 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탔던 기차만큼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흔치 않을 텐데, 사이다 한 병에 삶은 계란, 혹은 김밥 한 줄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오늘의 미션을 수행하기에 딱 알맞은 분일 것 같습니다. <트래블아이>가 권하는 오늘의 미션, ‘기억 속의 기차를 찾아라!’

    철도박물관은 1988년, 용산의 철도 기념관을 모태로 하여 개장했다. 증기 기관차부터 전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델의 열차 실물이 이곳에 모여 있다는데?

    “저 간판을 좀 봐. 역장과 기관사, 안내양 언니의 얼굴까지 새겨져 있어. 모두 내 기억 속 모습 그대로야. 웃고 있는 모습들이 즐겁다기보다는 참 아련해 보이는구나.”

    “저도 여행을 갈 때 종종 기차를 타곤 하는데, 아주 어렸을 때 갔던 가족여행처럼 정겨운 모습은 찾기 힘든 것 같아요. 오늘 제 추억 속의 기차도 찾을 수 있을까요?”

    박물관 입구에서 건물까지 이어지는 길은 철골로 만들어져 있다. 푸른색이 칠해진 이 철골 길을 걷다 보면 저도 모르게 추억이 떠오른다.

    “조금만 천천히 걷자꾸나. 아주 느린 기차를 타고 다리 위를 건너는 것 같아.”

    “아직 박물관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추억에 젖으신 것 같아요.” “그럼. 내가 어떻게 이 풍경을 잊을 수 있겠니. 산으로 들로, 기차가 달리는 것을 보며 얼마나 황홀해 했는지! 내가 어렸을 때에는 기차를 탄 게 큰 자랑거리였단다.”

    실내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정면에 놓인 커다란 모형 증기 기관차. 실제 차량은 아니지만, 상상력이 샘솟는다.

    “어렸을 때 보았던 만화, <은하철도 999> 속의 바로 그 열차예요! 만화 속의 그 열차에 얼마나 타고 싶던지! 경적도 울릴 수 있는 바로 그 열차 맞지요?”

    “맞아. 바로 그 열차야. 저쪽에 달리는 증기 기관차의 정면 모습은 꽤 압도적인데? 앞에 서 있으니 얼른 비켜서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실내 전시실에서는 세월이 따라 변해가는 기차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증기 기관차인 팟휭빌리부터 디젤 전기 기관차에 이르기까지!

    “기차의 변천사를 보고 있으니 시간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난 철도 건널목 모형이 참 마음에 드는구나. 지금도 지방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저것도 곧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발전은 좋은 일이지만 이런 때에는 조금 씁쓸해.”

    “그런 생각은 못 해 봤어요. 다음에 철도 건널목을 보면 기념사진을 찍어둬야겠네요.”

    철도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 철도 모형 파노라마 실.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미리 확인해 보고 가자. 이곳에서는 그야말로 추억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기차가 하나 둘씩 달리기 시작해요! 정말 멋진데요?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가 바로 이곳에 있군요! 야경도 정말 멋져요. 밤기차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아까 내가 했던 말과 비슷하구나. 저 기차도, 이것도 이제 사라져버린 기차구나. 달리는 모습을 보니 좋은데? 이곳은 잊어버린 것과 잃어버린 것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야.”

    실외에는 여러 기차들의 실제 차량들이 전시되어 있다. 증기 기관차 뿐만 아니라, 대통령 전용 열차까지 없는 것이 없는 진기한 보물창고!

    “빨간색에 노란색, 초록색까지! 이 알록달록한 기차들이 한 번에 달린다면 정말 진풍경일 것 같아요. 아까 철도 모형 파노라마 실에서 보았던 것처럼 말예요!”

    “몇몇 열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타 본 것이구나. 모처럼 철도 박물관에 왔으니, 철로에 누워 사진이라도 찍어볼까? 철도 박물관에서가 아니면 평생 못 해 볼 일이니 말이야!”

    2000년에 비둘기호가 사라졌고, 개통 당시에는 초특급 열차였던 통일호도 2004년에 자취를 감추었다. 젊은 층도 비둘기호와 통일호라면 타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둘 다 저도 들어본 적이 있어요. 없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차인가 봐요.” “맞아. 너 어렸을 때 탔던 열차가 바로 비둘기호란다. 완행열차라 가족여행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지. 강촌으로 여행을 갈 때에는 경부선 열차인 통일호를 많이 타곤 했지.”

    “아, 기차인데 왜 이렇게 느리냐고 했던 그 열차가 바로 비둘기호군요!”

    철도 박물관의 가장 인기 있는 포토 존도 바로 이 실외 전시장에 있다. 경례를 하고 있는 기관사의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면, 기관석에 올라 기관사가 되어보라!

    “이 열차는 실제로 타 볼 수도 있어요! 기관석까지 연결되어 있는데요? 기차 운전 한 번 해 보고, 객실에 잠시 앉아 있다 갈까요?”

    “그러도록 하자. 둘 다 아주 좋은 추억이 되겠구나. 자, 네 마음대로 기차를 운전 해 보렴. 너 어렸을 때에는 장래 희망이 기관사였단다.”

    철도 박물관은 찾는 사람들 중에는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기차는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사라진 기차에 대한 그리움을 더 커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철도 박물관은 기차를 좋아하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기차 여행에 추억을 가진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요. 철도 박물관에 다녀왔다면, 곧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우리 주변의 장소들에서 기념사진을 한 번씩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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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홍빛 추억으로 물결치는 산사의 서곡

    선홍빛 추억으로 물결치는 산사의 서곡

    지역전라남도 함평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선홍빛 추억으로 물결치는 산사의 서곡

    • 프롤로그
    • 1.화엽불상견 상사초
    • 2.가련한 꽃망울을 틔우다
    • 3.애절한 사랑의 징표일까
    • 4.꽃무릇, 조금 특별한 화려함
    • 5.애틋한 상사의 몸짓
    • 6.동백골에서 만난 풍경
    • 7.가을 빛에 잠시 몸을 적시며
    • 8.초록 숲, 붉은빛 군락
    • 에필로그

    선홍빛 추억으로 물결치는 산사의 서곡

    - 전라남도 함평군 -

    가을이 붉게 피어나자마자 무모하게 떠난 길. 서산을 지날 즈음부터 차창에 물방울이 부딪기 시작합니다. 전남 함평의 불갑산 자락 용천사에 도착해 길을 나서니 주위가 온통 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빨간 가을을 피워내는 꽃무릇이 무리를 지어 부도밭 주위로, 낮은 토담 옆으로 붉은 융단을 깔아놓았을 것 같은 기대감에 벅차오릅니다. 그렇습니다. 가을날 붉게 물든 꽃무릇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맘껏 만들고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바로 ‘용천사에서 화려한 가을, 추억을 붉게 수놓아라!’

    이파리 하나 없는 기다란 연녹색 꽃대 위에 가는 꽃잎과 실타래 같은 수술이 서로를 섞어 붉은 화관을 이루는 꽃무릇을 마주한 감회는 어떠할까?

    “가녀린 꽃대 하나에 의지해 툭툭 터져 갈라진 꽃송이는 가볍게 이는 바람에도, 한 두 방울의 빗방울에도 흔들리며 ‘슬픔의 노래’를 부르는 듯해.”

    “꽃무릇은 한 뿌리이면서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해 ‘화엽불상견 상사초(花葉不相見 想思草)’의 아련함으로 회자되는 꽃이라지?”

    여름철 칠석 전후해 분홍이나 노란꽃을 피우는 상사화와 함께 꽃무릇을 슬픈 사연의 ‘상사화’란 큰 범주에 가두곤 한다. 어떤 사연이 있기에 그럴까?

    “꽃과 꽃대가 지고 나면 땅에서 맥문동 비슷하게 생긴 잎이 솟아나 눈 속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 지나 이 잎이 사그라들면 또 꽃대가 솟아올라 빨간 꽃을 피운대.”

    “이 가을, 그렇게 슬퍼야만 할까? 붉은 입술 같은 꽃잎과 속눈썹처럼 가냘프고 긴 꽃술의 화려함에서 기어코 가련함을 끄집어내야 하는 걸까?”

    유독 절집 근처에 많이 피어나는 꽃무릇. 전라도 오래된 절집들에 이 꽃이 밀생하는 터라 몇 가지 이야기도 있다고.

    “맞아. 그러고 보니 한 여인과 스님의 슬픈 이야기, 혹시 들어봤니? 세속에선 절과 꽃무릇의 관계를 스님이 한 여인을 그리워하다 죽어 꽃이 되었다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지?”

    “나는 다른 이야기를 알아. 한 여인이 스님을 연모하다 승방 앞에서 죽어 꽃으로 피어난 이루지 못한 애절한 사랑이야기. 뭐가 정답인 걸까?”

    꽃무릇을 가까이서 들여다볼 마음이 든 건 용천사에서였다. 땅에 무릎을 대고 코를 가져가보기도 하고 꽃의 화려함을 가까이서 관찰도 하자.

    “테마파크의 꽃밭 흉내 내듯 커다란 정원을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절의 꽃무릇은 본래 제 자리에서 본래 제 표정만큼의 주홍으로 피어 있어 화사하고 푸근하구나.”

    “하지만 절에 피는 꽃치고는 요사스럽게 느껴질 만큼 화려한 것도 아니야. 가늘게 갈라져 거꾸로 뒤집힌 붉은 피침 무리 가운데 핏빛 꽃술이 날카롭게 박혀 있는 모습이 아찔해.”

    단전에 써진 ‘화엽불상견’, 즉 꽃은 잎을 보지 못하고 잎은 꽃을 보지 못한다는 글귀는 마치 선방의 화두 같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붉은 꽃이 지고 꽃대까지 문드러지고 나서야 잎이 난다지. 꽃 진 곳을 더듬듯 잎은 바닥에 엎디어 자라. 파릇한 모습으로 겨울을 난 잎은 초여름 모두 말라 죽고 그리고 그 죽은 자리에, 다시 한 가닥의 꽃대가 밀려 올라온다는…석산 꽃무릇 얘기인가?”

    “이 애틋한 상사의 몸짓을 해마다 반복한다는 건가?”

    용천사 경내를 지나 시작된 오솔길로 가는 길은 오르막이 제법 가파르다. 허벅지가 팍팍해져올 즈음 능선 위에 올라서면 어떤 비경이 기다릴까?

    “야생의 꽃무릇과 이제 색이 바래지기만 기다리는 절정의 초록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 이제부터 시작되는구나.”

    “이제부터는 동백골의 아름다운 계곡을 끼고 편안히 내려가기만 하면 돼. 용봉, 구수재, 동백골로 해서 불갑사까지 이어지는 이 오솔길을 얼마나 걸어보고 싶던지.”

    꽃무릇을 보겠다고 전국에서 북북 사람들이 몰려든다. 꽃 피는 시기 때문이다. 머리 위 잎사귀는 아직 푸른데 무릎 아래에서 떼 지어 번지는 핏빛 가을이 있어서일까?

    “이 꽃이 전라도 땅에 주로 자란다지? 그것도 여염이 아니라 절집 언저리의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그래서 이 꽃을 찾아 떠나는 발걸음에 일찍 가을의 빛에 몸을 적시고픈 조바심이 나는 걸까?”

    “모르긴 몰라도 어딘가 짠하기도 한 게 예쁨을 받을 일은 드물었을 것 같아.”

    동백골 계곡을 따라 딱 계곡물의 폭만큼 바로 옆으로 꽃무릇이 흐드러지게 피어 빨간 꽃물결로 흐른다. 초록의 숲속에서 도드라진 꽃무릇의 아름다움의 깊이를 감상해보자.

    “아담한 벤치가 군데군데 놓인 산책로가 꽃무릇 군락을 끼고 잘 만들어져 있네. 뒤돌아보니 길가 나무그늘 아래마다 온통 꽃무릇 군락으로 빨갛게 달아올랐어.”

    “정말 이 숲에서도 꽃무릇의 아름다움은 도드라질 수밖에 없구나. 허전함을 달래려 왔던 숲길 여정이었는데, 지금 이 순간이 마냥 행복하다.”

    용천사의 푸른 하늘에 맞서 붉게 피어난 꽃무릇은 불갑사로 가는 계곡과 오솔길옆을 수놓는 시기가 있습니다. 가을 야생화가 핀 산자락을 꽃무릇이 운치 있는 화원으로 바꿔놓는 그맘때 숲을 나온 꽃무릇은 불갑사 저수지에서 또 다시 변신합니다. 하지만 향은 거의 없고 요사스럽게 느껴질 만큼의 적당한 화려함도 여전합니다. 꽃무릇의 불상견(不相見), 너무 가까이 있으면 오히려 미워질 수 있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받들고 있는 것일까요? 백제 무왕 때 창건된 용천사, 사찰로 들어서는 길에서 여러분이 발견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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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 한 그릇

    추억 한 그릇

    지역인천광역시 동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추억 한 그릇

    • 프롤로그
    • 1.시간을 거슬러 가는 길
    • 2.골목골목 살아있는 옛 정
    • 3.냉면거리의 시작
    • 4.옛 모습 그대로
    • 5.다녀간 자리들
    • 6.물냉면? 비빔냉면?
    • 7.믿을 수 없는 양
    • 8.추억이 기다리는 곳
    • 에필로그

    추억 한 그릇

    - 인천광역시 동구 -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 냉면.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면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으니, 집에서나 외식을 할 때나 많이들 찾는 음식입니다. 다양한 냉면의 종류 중에서도 유독 자주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면 바로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일 것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배가 부른 것 같습니다. 인천의 화평동에는 이 세숫대야 냉면집들이 모여 있는 원조 거리,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거리가 있습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미션, ‘화평동 냉면거리를 마음으로 느끼고 오라!’입니다.

    동인천역에서 내리는 것보다는 도원역 2번 출구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헌책방 골목과 중앙 시장 한복 거리, 자유 시장 순대골목을 지나쳐 걷게 되니 보는 재미도 쏠쏠한 것.

    “이 길을 걷고 있으니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하나같이 지금은 보기 힘든 풍경들이잖아. 그렇지 않니?”

    “맞아. 나는 처음에 지나 온 헌책방 골목이 참 마음에 들어. 돌아오는 길에 그곳에 들러 책을 한 권 사야겠어. 빳빳한 새 책도 좋지만, 손때 묻은 헌책도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지.”

    아직 시장기가 덜 느껴진다면 냉면거리로 들어서기 전에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다. 옛 모습 그대로인 주택가는 추억을 되살리기에 그만이다.

    “화단에 정성스레 가꾼 꽃들도, 대문가에 묶어둔 누렁이도 모두 그리운 풍경들이야. 꾸밈없는 모습들에서 사람 사는 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

    “냉면거리의 주변 거리로 아주 잘 어울리는 풍경인 것 같아. 어쩌면 냉면거리를 찾는 사람들은 냉면이 아니라 추억을 사려고 오는 것일지도 모르지.”

    40여 년 전, 인천 동구의 화평동은 공장 노동자들로 가득했다. 선술집으로 가득하던 골목에 한 그릇에 300원 하는 냉면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 냉면거리의 시초라는데?

    “종일 노동을 하던 사람들은 자연스레 값싸고 양 많은 냉면을 즐겨 찾기 시작했고, 냉면집들이 하나둘씩 늘어갔다고 해.”

    “세숫대야 냉면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니, 얼마나 많은 냉면을 내놓았던 것일까? 지금은 그냥 세숫대야 모양의 그릇에 냉면을 주고 세숫대야 냉면이라고 하는 곳이 많잖아.”

    화평동 냉면거리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그 초라한 모습에 놀라게 된다. 잘 정비된 신축 건물들로 들어 찬 다른 명물 거리와는 달리, 이곳은 40여 년 전 옛 모습 그대로다.

    “낡은 간판에 일층 건물들뿐이야. 자동문을 설치한 가게도 없는 것 같고 말이야.”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라는 말을 믿어 볼 때가 왔지. 굳이 예쁘게 꾸미지 않아도 찾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런 것 아니겠어? 물론 이런 옛 모습들을 그리워해서 화평동 냉면거리를 찾는 사람들도 많을 테고 말이야.”

    어느 냉면집에 들어가든 이곳을 다녀간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들이 즐비하다. 연예인들이 이 정도 다녀갔으니, 일반인들은 얼마나 많이 다녀갔다는 것일까?

    “벽에 걸린 사진들이 모두 아는 얼굴들이야. 정말 신기한데? 허름한 겉모습과는 달리, 가게 안은 세련미가 넘치는걸? 게다가 식당 안에도 온통 정원처럼 꾸며져 있어!”

    “마치 세월의 흔적들을 그대로 간직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 생각해 봐. 몇 년 뒤 다시 이 거리를 찾았을 때 휘황찬란한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 있으면 섭섭할 것 같지 않니?”

    일단 화평동 냉면거리의 냉면집에 들어가게 되면 맛있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메뉴는 달랑 물냉면과 비빔냉면 뿐. 부식을 파는 가게도 흔치 않다.

    “대표 메뉴로만 승부하는 곳이 진짜 맛집이라고 하던데, 우리가 제대로 찾아 온 모양이야. 메뉴가 단 두 가지뿐이라니, 이런 메뉴판은 처음 보는데?”

    “빨리 고르는 게 좋을 거야. 메뉴가 적을수록 고르기도 어려운 법이지. 마치 짜장면과 짬뽕, 아빠와 엄마 중 어느 쪽이 더 좋은지를 고르는 것처럼 어려울 걸?”

    일단 주문을 마치고 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냉면이 나온다. 시큼한 김치 한 접시와 냉면 한 그릇에 놀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어 볼까?

    “이게 일인분이란 말이야? 세숫대야 냉면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상상 이상인데? 정말로 할머니 댁에서나 볼 수 있는 그 양은 세숫대야에 냉면이 한 가득이잖아.”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원조를 맛보지 못한다면 정말 억울한 일이지. 김치 한 접시 외에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넉넉한 양이니, 다음 끼니를 먹지 않아도 든든하겠는데?”

    냉면 골목을 한 바퀴 둘러보다 보면 사층 건물 벽면 가득 고향의 모습이 그려진 곳이 있다. 마음까지 푸근해지니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울 것이다.

    “분위기가 정말 아름다운 벽화야. 푸른 바다가 내다보이는 골목길에서 부모님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좀 봐. 어머니가 읽어주시는 동화책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마치 어린 시절의 나 같아. 우리가 그리는 고향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 같지 않니?”

    “난 아까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마치 추억 속에만 남아 있는 고향에 온 것 같아.”

    생각만 해도 배부른 냉면,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 그릇만 커다란 모습을 상상하고 계시다면 큰 오산입니다. 처음에 나온 냉면의 양으로 배가 부르지 않다면, 선뜻 사리 한 그릇을 더 내어주는 곳도 많다고 하니 양이 차지 않을 걱정은 접어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거리는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에 더 큰 사랑을 받는 곳이니, 이곳에 들르신다면 그리움과 배고픔을 한 번에 해결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여름, 세숫대야 냉면의 본고장에서 시원한 세숫대야 냉면 한 그릇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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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출산 정기를 품다

    월출산 정기를 품다

    지역전라남도 영암군 편집국        사진영암군청 2017-02-16 호감도

    월출산 정기를 품다

    • 프롤로그
    • 1.여름을 만끽하다
    • 2.월출산 자락에 닿다
    • 3.최고의 자연!
    • 4. 천왕봉 자락의
    • 5.끝없이 흐르다
    • 6.자연 그대로의 휴식
    • 7.전문가의 손길
    • 8.자연수로 기를 받다
    • 에필로그

    월출산 정기를 품다

    - 전라남도 영암군 -

    전라남도 영암. 그곳에는 산세가 금강산과 비슷해 ‘남한의 금강산’이라는 별명을 지닌 월출산이 있습니다. ‘달 뜨는 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암괴봉으로 이뤄진 자연 경관이 매우 뛰어납니다. 한국의 산들 중에 가장 잘생겼다는 월출산국립공원 전역에는 산의 맑은 기운과 맥반석과 산림에서 방사 하는 원적외선과 피톤치드를 쐴 수 있는 기체험 공간이 널려 있습니다. 출발 지점에 있는 월출산 기찬랜드에는 천연자연수 풀장, 기건강센터 등 볼거리와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 ‘월출산의 정기를 품어라!’입니다.

    여름을 즐기기 위해, 계곡과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늘 정비되지 않은 모습과 기대 이하의 맑음에 실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산 속에 수영장을 조성했다고 해서 크게 다른 것이 있을까? 자연 풀장이라는 이름을 붙여놓은, 그저 입장료를 받기 위한 곳이면 실망할 것 같아.”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월출산의 기를 가득 담아 흐르는 물과, 단순한 계곡의 모습이 아닌 화려한 ‘기(氣)찬랜드’의 모습은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한 폭의 동양화에 담긴 듯, 아직 새벽안개가 채 거치지 않은 월출산의 모습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그를 감싼 강인한 기운이 느껴질 것이다.

    “월출산은 산 속에서 달이 떠오르는 듯한 신비로운 경관을 볼 수 있다고 해. 그렇다면 월출산을 달을 품은 엄청난 기운을 가지고 있는 것이겠지?”

    “맞아, 그 속에 기운이 가득하다고 하니, 기찬랜드가 만들어놓은 이 자연풀장과 휴식처는 기 기운 속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일 거야.”

    해발 500m를 넘어서면 산의 녹음이 더욱 짙어지고, 그만큼 마음속을 채우는 월출산의 기운도 실감이 난다. 이곳에서 뜻하지 못한 다리 하나를 만날 수 있다는데?

    “이 구름다리를 좀 봐요. 너무 아찔해서 도저히 건너갈 수가 없겠어요.”

    “국내 최고 높이라니 겁먹을 수밖에. 하지만 불안해할 거 없어. 1978년에 만들어졌지만 탐방객의 안전을 고려해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새 구름다리를 설치했으니까.” “휴~, 그러면 한번 믿고 건너볼까요?”

    월출산 천왕봉 자락의 기가 한 곳으로 모여 흐른다. 여느 워터파크처럼 화려하지 않은 자연은, 여름을 그대로 담은 햇빛이 쏟아지는 것 같다.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수영장이 있어. 하지만 그보다도 야외에 흐르는 계곡형의 자연 풀장이 더 인기가 있는 것 같아.”

    “야외라는 이유 때문은 아닌 것 같아. 이렇게 맑은 물이 흘러 내려오고 있잖아. 월출산을 찾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청명함이, 이 자연풀장이 아닐까?”

    고여 있는 수영장이 아니다. 정말 산에 흐르는 계곡마냥, 그렇게 흘러내리는 물줄기에 망설임 없이 사람들이 뛰어든다. 이 물은 다 어디서 오는 것일까?

    “수영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들은 모두 월출산 계곡을 흐르는 맥반석 자연수라고 해. 억지로 정화 해놓지 않은 자연의 깨끗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까?”

    “물도 좋고, 자연도 좋고. 가족 단위로 오는 사람들도 많고, 친구들 끼리 오기도 한 사람들이 모두 이 맑은 물에서 하나같이 나쁜 기운을 씻어내고 있는 것 같아.”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지쳐오는 몸을 앉히고 싶어진다. 그러면 그저 시원한 나무 그늘 한 곳을 골라 자리를 깔고 앉는다. 이 자연이 모두 내 것 같을 것이다.

    “수영장이 갇혀져 있는 것처럼 자연과가 구분되어있지 않아서 산에 온 것인지, 수영장에 온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야.”

    “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자. 평상이나 돗자리도 모두 대여할 수 있다고 하니 정말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겠어!”

    월출산 출발 지점에 있는 기(氣)찬랜드에는 천연자연수 풀장을 비롯해 가야금동산, 하춘화 노래비 등 볼거리가 가득하고 기(氣)건강센터와 같은 휴식공간도 갖춰져 있다.

    “지상의 기를 모아 하늘로 솟구치는 형국의 월출산을 그저 험한 바위산으로만 생각했는데, 바위가 다 원적외선을 내뿜는 맥반석이라니, 맥반석의 기를 받으니 온몸에 활력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겠어요.”

    “나는 아직 피로가 덜 가셨어. 기건강센터에서 전문 안마사의 안마시술을 한번 받아볼까?”

    기찬랜드에는 월출산 맥반석에서 흘러나오는 자연수를 이용한 5개의 자연형 풀장도 갖추고 있다.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무더운 여름 뜻하지 못한 피서를 누려보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그만큼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정말 잘 되어있어. 게다가 아이들이 놀기에도 부족함이 없다고 하던데?”

    “안전요원들이 쉬지 않고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으니, 안전도 잘 보장되어 있는 것 같아. 우리는 저 깊은 수영장에 가서 조금 더 놀자!”

    월출산의 기가 잘 스며있는, 전라남도 영암. 이곳에는 새로운 기의 흐름이 있습니다. 문화와 레저가 어우러진 휴양시설 ‘기찬랜드’에서는 자연수로 조성한 풀장을 비롯해 월출산 웰빙 '기찬묏길', 산림욕장, 기건강센터 등을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여름 내내 잃어버린 원기를 이곳에서 다시 회복해보는 건 어떨까요? 자연 속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휴식과 정기를 담은 월출산의 정기를 모두 받아 갈 수 있습니다. 풍부한 자연의 기운이 그득한 기찬랜드가 있는 월출산은 한 여름 보양식과 같은 기운을 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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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김새로 판단하면 안 돼!

    생김새로 판단하면 안 돼!

    지역인천광역시 미추홀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21-02-08 호감도

    생김새로 판단하면 안 돼!

    • 프롤로그
    • 1.물텀벙 거리
    • 2.술안주로 일품
    • 3.지역마다 특색이 있다?
    • 4.맑은 국물, 아구맑은탕
    • 5.가장 중요한 건 무엇?
    • 6.신선한 바다의 맛
    • 7.마무리까지 맛깔나게!
    • 8.개운한 그 맛, 영양도 만점?
    • 에필로그

    생김새로 판단하면 안 돼!

    -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

    흉측한 생김새 때문에 쉽게 접하기 힘든 생선, 아구. 지금은 아구 요리를 취급하는 곳이 많지만, 예전에는 흉측한 이빨에 배만 불룩하게 나온 아구가 그물에 걸리면 다시 바다로 텀벙하고 던져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긴 아구의 별칭이 바로 ‘물텀벙’입니다. 인천 지역에서는 아직도 이 오래된 이름으로 아구를 부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미추홀구에는 ‘물텀벙 골목’까지 조성되어 있을 정도로 아구 요리를 별미로 취급한다고 합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 ‘물텀벙 요리를 배워라!’입니다.

    미추홀구 용현동의 물텀벙 거리는 제물포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찾을 수 있는 곳. 선창에 내려놓아도 사 가는 이가 없던 물텀벙이 30여 년 전 부터 새롭게 태어났다.

    “위를 좀 봐! 물텀벙 특색음식거리라는 간판이 있어. 여기가 바로 아구 거리, 물텀벙 거리구나. 골목 안으로 보이는 음식점들에 모두 물텀벙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어.”

    “생각할수록 재미있는 이름이야. 외모는 흉측하지만 맛은 정말 최고지. 오독오독 탄력 있는 물렁뼈와 부드러운 속살의 조화가 매력 있지 않니? 오늘 배울 물텀벙 요리가 기대 돼.”

    다른 지역의 척 보기에도 빛깔 고운 음식과는 거리가 먼 물텀벙 거리. 대체 이곳은 어떤 이유로 물텀벙을 대표 별미로 삼게 되었을까?

    “용현동에 몰려 있는 포장마차 때문이지 뭐. 거기는 하역 노동자들이 많이 모이던 곳인데, 그 사람들이 이 값싸고 못생긴 물텀벙을 안주로 많이 먹었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생선인지라 값도 싸고, 물텀벙으로 끓여낸 탕의 시원한 국물 맛이 술안주로는 일품이니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셈이지 않겠어?”

    아구 요리로 유명한 곳은 경상남도 마산과 전라북도 군산, 그리고 인천 남구. 이 세 지역에서는 모두 다른 방법으로 아구를 요리한다?

    “어디 보자. 마산에서는 말린 물텀벙을 다시 물에 불려 쪄 먹거나, 콩나물이랑 미나리와 함께 볶지. 군산에서는 된장 국물에 생 물텀벙을 졸인 다음에 콩나물 대신에 미나리랑 부추, 양파를 얹고 말이야."

    " 그리고 우리 인천에서는 생 물텀벙으로 찜을 하고 말이야. 여기선 특히 복지리보다 더 칼칼하고 담백한 아구맑은탕이 대표 음식이지.”

    아구맑은탕은 지리라는 말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맑은 생선국을 가리키는 말인 지리는 일본어로, 순화되어야 할 용어 중 하나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

    “콧등에 땀이 맺히도록 맵게 해서 먹는 물텀벙찜도 맛있지만, 맑은 국물을 끓여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지. 날씨가 찬 날에는 맑은 국물이 속을 아주 환하게 해 주거든."

    " 이 맑은탕의 맛을 좌우하는 육수는 다시마, 북어 머리, 멸치를 넣고 우리는데, 건져내는 시간에 따라 육수의 맛이 달라져.”

    아구찜을 파는 곳은 많아도, 아구맑은탕을 파는 곳은 흔치 않다. 아구맑은탕을 배우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 번 짚고 넘어가 볼까?

    “두말 할 것 없이 싱싱한 물텀벙이지 뭐. 요즘엔 냉동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보다는 역시 얼리지 않은 놈이 맛있어. 500g 정도면 딱 2인분 정도 될 텐데, 흐르는 물에 물텀벙을 잘 씻어주기만 하면 돼."

    "비린내를 빼고 싶으면 소주에 담궈 두고. 나머지 재료는 콩나물이랑 미나리, 파, 양파, 무, 매운 고추 정도면 충분할 테고 말이야.”

    속이 뻥 뚫리는 아구찜은 그 맛을 보면 가히 인천의 별미라 할 만하다. 이 맛에 뭔가 남다른 비결이 있을 것 같은데.

    “이 맛에는 어떤 비밀재료가 들어가기에 이렇게 중독성이 있는 거죠?” “우리는 해물 재료를 전부 인천연안부두에서 직접 가져와요. 물텀벙부터 낙지나 조개류도 모두 살아있는 생물로.”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운 물텀벙 살은 바로 인천 앞바다의 살아있는 맛이었군요!”

    아구찜을 다 먹고 나면, 볶음밥을 주문해서 볶아 먹을 수 도 있다. 콩나물이 듬뿍 들어간 매운 아구찜과는 또 다른 별미로 꼽히는 볶음밥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에 먹는 이 볶음밥은 꼬들꼬들 한 밥알이 입안에 굴러다녀 맛의 재미를 주지 않아? 안 먹고 갔으면 꽤 섭섭할 뻔했지.”

    “정말~ 다음에 오면 탕도 한번 먹어보자. 좋은 재료만 넣었대. 푹 우린 육수에 싱싱한 물텀벙을 쓰는 거지.”

    물텀벙에는 비타민 B2와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 미용과 노화 예방에 아주 좋다. DHA 성분이 풍부하여 두뇌 발달에도 좋으니, 알고 먹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또 이 물텀벙에 포함된 비타민은 체내 흡수가 잘 되고 필수 아미노산도 풍부해서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기도 하지. 이게 생긴 건 이렇게 생겼어도, 여러모로 좋은 생선이야.”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이네요. 뜨거운 국물에 담백한 물텀벙이 살 한 점, 그리고 아삭한 콩나물이 더해지니 정말 맛있어요. 여기, 밥 한 그릇만 더 주시겠어요?”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혀 질 것 같지 않은 이름, 물텀벙. 척 보기에도 흉측하게 생긴 아구지만 물텀벙이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부르니 조금은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제 물텀벙은 ‘물에 버린다’는 뜻을 벗어나, 물텀벙이라는 어감에서 오는 이 친숙함을 강조하기 위한 애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인천에서 별미를 찾으신다면, 인천의 대표 별미를 맛볼 수 있는 용현동 물텀벙 거리에서 시원한 아구지리탕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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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을 생각하는 좋은 생각

    자연을 생각하는 좋은 생각

    지역강원도 홍천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자연을 생각하는 좋은 생각

    • 프롤로그
    • 1.자연을 만나다
    • 2.푸른 냄새가 난다
    • 3.이야기를 나누다
    • 4.생명의 숲
    • 5.흙을 밟고 자연을 마시다
    • 6.생태에 관심을 가지다
    • 7.5가지 구역으로 나뉘어
    • 8.자연에 흠뻑 빠지다
    • 에필로그

    자연을 생각하는 좋은 생각

    - 강원도 홍천군 -

    아파트 넘어선 또 다른 아파트, 콘크리트 길 너머엔 또 다른 콘크리트 길이 나 있는 요즘 세대에겐 흙길이나 흙냄새는 먼 과거의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흙과 더불어 사는 곤충과 자연에 대한 소중함도 잊고 살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최근에는 많은 희귀 동식물과 멸종위기 곤충들을 만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일깨워주는 체험학습활동들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자연 지킴이가 되어 자연을 생각하는 좋은 생각 품고 오기’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연에 대한 생각을 물으면 물어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직접 자연을 만나러 가자. 자연 지킴이가 된다면 자연에 대한 생각이 좀 명확해지지 않을까?

    “자연하면 무슨 생각이 드니? 그것이 어렵다면 자연하면 떠오르는 것이라도 말해볼래?”

    “음, 자연하면 교과서에서 본 나비나 장수풍뎅이 같은 곤충들이 떠올라요. 그런데 평소에는 보기 힘들어서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그럼, 오늘 자연을 만나러 가보자.”

    온통 푸른빛이다. 땅은 흙길이 이어져있고 눈을 돌리는 곳은 풀과 숲으로 온통 푸르다. 아이들에겐 낯설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자연의 시작이 아닐까?

    “여길 보렴. 우리 동네에는 아파트와 상가건물들 때문에 이렇게 숲이나 산이 보이지 않지? 그런데 이곳은 온통 푸른빛이란다. 체험관 안쪽에도 신기한 체험 장소들도 많으니 오늘은 실컷 뛰어놀아도 좋아!”

    “정말요? 마음껏 뛰어놀아도 되요? 이야~ 신난다!”

    아이들은 곤충과 동물들과 대화를 나누며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저절로 깨닫는다. 그러다보면 절로 자신이 제일가는 자연 지킴이가 되겠다며 성화다.

    “아빠, 여기 좀 보세요. 애벌레가 있어요. 애벌레는 징그럽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나비가 된다고 생각하니까 귀여운 것 같기도 해요.”

    “그럼 이것도 한 번 맞추어 볼래? 나비와 나방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니?” “음, 잘 모르겠는걸요? 나비는 예쁘고 나방은 좀 더 예쁜 것이 아닐까요? 하하”

    생명의 숲에 들어서면 아이들은 긴장을 한다. 생명의 숲이라는 테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살아 숨쉬는 자연과 마주하는 모든 길이 생명의 숲이 되는 곳이다.

    “녀석도 참, 저기 아이들이 모여 있는 걸 보니 동물들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하는 것 같구나, 우리도 가볼까?”

    “아빠, 저는 아직 닭이 무서운걸요?” “닭은 무서운 동물이 아니란다. 아빠랑 같이 가볼까?”

    도심에서 흙을 밟고 좋은 공기를 마시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이곳에 있는 시간 동안은 자연과 가까이 있는 순간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흙길을 걸어 본 적이 얼마만인지 모르겠구나. 그렇지?” “네, 아빠랑 산에 갔을 때 빼고는 처음인 것 같아요.”

    “네 나이 때 아빠는 흙장난도 많이 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흙을 만지고 냄새를 맡아 보기도 힘드니 안타깝구나.”

    곤충의 생태와 희귀 동물들에 관심을 가지며 자연의 순환과 인간과 자연의 관계까지 엿볼 수 있다.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을 키운다.

    “아빠, 여기 좀 보세요. 넓적사슴벌레의 생애가 나와 있어요. 알에서 애벌레를 거쳐 번데기가 된다고 해요.”

    “그래, 여기 산란일과 탈피기간도 나와 있구나. 주로 죽은 참나무류나 수분이 일정한 나무에 산란을 하고 알에서 번데기로 가는 기간은 약 9개월이 걸린다는 구나.”

    연구공원은 총 5구역으로 나뉜다. 탐방모니터링구역과 자연관찰연구구역, 연구교육구역과 자연환경연구관 및 수생식물원, 수질환경 및 조류관찰구역이 그것이다.

    “아빠, 체험관말고도 공원이 참 넓은 것 같아요. 볼 것도 많고 체험할만한 것들도 많네요. 희귀동물들도 만날 수 있고요.”

    “우리가 아까 가본 나비나 잠자리와 같은 생태관찰지를 비롯해서 조류나 수생식물까지 볼 수 있단다. 다음엔 동생이랑도 한 번 오자꾸나.”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자연과 하나가 된 아이들에게 지식을 키워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순수하고 좋은 생각을 키워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오늘 어땠니? 이제는 자연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좀 명확해졌니?”

    “네. 우리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냥 나비나 숲과 같은 단어만 자연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요.” “그래, 맞아. 오늘 좋은 생각들이 함께 자라났겠는걸!”

    평소에 주변에서 경험하기 힘든 자연과의 만남은 아이들에게도 꽤 색다른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희귀한 곤충들과 식물들의 생태를 관찰하고 수생식물과 동물들에게 직접 먹이를 주면서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과정에 많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흙길을 밟으며 흙속에서 살아 숨쉬는 곤충들을 보며 자연을 가꾸고 소중히 해야 하는 이치를 품는 좋은 생각들을 키워나갈 수 있기에 더욱 특별한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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