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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라는 것이 비단 여닫기 위한 것일리가 있으랴. 경계를 지날 채비를 마친 뒤, 새로울 풍경에 마음이 벅차다.
건너편의 무엇을 잇기 위해 저리도 촘촘히 띄워졌을까. 점점이 늘어선 그 모양새대로, 시선이 이어진다.
바다마저 잠재운 곧은 마음을 만나러 가는 길. 서툰 짐작에 대한 염려에 걸음이 느려진다.
아주 조그마한, 머무른 이의 흔적. 어우러져, 스며들어 살아가는 삶을 상상해 본다.
양철 지붕 위로 솟아난 굴뚝에서 한숨과도 같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저것은 또 누구의 고민인가, 아니면 태울 수밖에 없는 마음인가.
걸음을 멈추게 하는 상상력. 모르는 체 속아보는 것도 멋진 일이다.
우연 없이 오로지 필연만 존재하는 이곳에서 돌 하나도 허투루 쓰이는 법이 없다.
기찻길 울타리를 따라 하얀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곳, 화본역에는 바람과 바람개비와 네가 어지러운 줄도 모르고 빙글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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