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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에 부딪칠 때마다 부서지는 파도가 하얀 거품을 토해낸다. 그리고는 민망한 듯 도로 삼키면서.
금이 가고 세월의 얼룩이 묻어 칙칙하던 벽에 그림 몇 개, 색 몇 번 칠한 것뿐인데도 그곳을 지나는 이는 즐겁다.
반갑게 깔린 꽃길의 빛깔이 달콤하기도 하다. 걷는 동안 물에서도 꽃향기가 난다.
왕으로 기억되지 못하고 이곳에 묻혔으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어미를 잃은 그의 슬픔.
유연하게, 그리고 선명하게. 다리와 함께 그린 생각들이 아직도 이 자리에 남아 있다.
물속에 뿌리를 딛고 서서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연꽃의 일생 중 절반은 시들어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는 것이 이리도 벅찬 것은 더불어 사는 것이 낯설어졌기 때문은 아닐까.
돌의 모양 만큼 사람들의 소원도 제각각.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돌틈을 메우고 있는 간절함 때문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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