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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불을 지핀 적 없는 아궁이 위의 솥이 반질반질 윤이 난다. 추억 한 톨 쌓이지 않아 저리도 윤이 나는 건가.
풍경의 한 자락에 누워 잠든다는 것이 어떤 일일지. 오가는 이 없어도 평안할 영원한 안식.
사각사각, 풀이 내는 소리인줄 알았더니 너였구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애꿎은 풀만 사각사각.
한 해를 끝끝내 버텨내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이들. 그 빈 모습들에서 어찌 서글픔을 느낄 수 있을까.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이 마치 하늘의 잎사귀 같아서 정신없이 쳐다보다가 이내 시큰거리는 눈을 깜빡였다.
제 몸의 한 귀퉁이를 내어주고도 벽은 여전히 의연하다. 어우러진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는 것이 그 나름대로의 생각일 터.
빈 자리에 대한 상상이란 언제나 즐거운 일. 그 가운데서도 유독 빛나는 이 상상력을 무어라 해야 할까.
어둠이 내릴수록 화려하게 빛나는 이곳 거리에서그림자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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