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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사이로 줄줄이 들어선 비석의 글자를 보려면 거리를 좁혀 허리를 숙일 것.
대전역사를 스쳐간 이들의 기억 귀퉁이에 하나같이 자리하고 있을 따스함.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아 지워지지 않는 온기.
반대편에 너의 그림자가 이곳을 보고 있어. 천천히 다가가면 너는 또 다시 반대편으로.
이름 때문일까 소나무마저 황금빛으로 빛나는 이곳에는 유독 그림자가 짙다.
곱게 휜 모습이 이름처럼 땅에 걸린 무지개 같다. 사뿐히 내딛는 발걸음도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을 수 밖에.
유년시절, 지우개 하나에 신경이 예민해지던 우리들. 딱지 한 장에 울고 웃고 저마다의 필통을 뽐내며 으쓱이던 그 날의 기억이 이곳에 있었을 줄이야.
우선 멈춰야 한다. 숨 가쁘게 갈 필요가 없다. 움직이는 것은 나 자신뿐이므로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
가늘디 가는 삼실을 올려 놓고 쉴 새 없이 손과 발을 움직인다. 하나의 삼베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실이 부딪치고 엮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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