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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막이, 하지만 분명하게. 굽이치는 것들이 어우러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는 항상, 이면에 있는 것들에 대해 무지하다. 검게 물든 저 이면에 무엇이 자리하고 있을지.
허물지 못하는 것들이 있음을 안다. 그 자리에서 가만히 낡아가고 있기에 더욱 특별한, 오래된 담장
얼마나 오래 올려다보고, 또 얼마나 오래 내려다보았을지. 나란히 할 수 없는 두 어깨가 정겹다.
오월, 오월. 아픔의 이름을 담은 누각이 있다. 올라서면 그들의 아픈 삶 위에 자라난 다른 삶이 보이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비석과 석상 사이를 지나다 눈을 의심했다. 젖줄 같은 넝쿨 끝에 덩그러니 놓인 수박 하나.
이 귀퉁이에 한 송이 꽃을 피운 이가 누구일까. 풍경에 녹아든 저 천연덕스러움이란.
유리 너머로 들여다본다는 것, 유리 안에 들어있다는 것. 모두의 시선이 번갈아 교차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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