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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이 일듯, 불빛이 일듯. 그 안에 담긴 삶들이 벅차고도 힘차다.
다가서는 일이란 언제나 어려운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가서고 싶은, 그런 것들이 모여 길을 이룬다.
마치 돌이 피워내는 풀처럼 여기저기 이끼가 돋았다. 초록이 물들지 못하는 곳은 없나 보다.
가끔은 뭍으로 나온 것들도 헤엄을 친다. 먼 바다를 향한, 움직임 없는 조용한 움직임.
노란 그늘 아래서 하늘은 온통 노랗기만 하다. 누군가가 두고 간 빗자루 하나가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한 발 겨우 내딛을 공간을 밟고서, 행여 빠지진 않을까 균형을 잡으며 그쪽으로 간다는 것은 별 것 아니지만 대단한 용기가 필요해.
아래로 한껏 내려간 눈꼬리가 눈물이 지나간 자리처럼 깊게 패여 어느새 주름이 되었다.
누가 봐도 코에 걸친 안경 같다. 허공을 닮은 눈동자가 안경 너머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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