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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비탈이 함께 꾸민 물길. 어느 비탈에 기대어도 계곡물이 발을 적셔 줄 것이다.
누군가 토막 내어 쌓아 뒀을 나무 더미 사이로 껍질이 벗겨지는 소리가 났다.
고개만 내밀고 있던 것이 어느새 활짝 입을 벌려 화려한 꽃잎을 토해낸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어디선가 뱃고동 소리가 수면을 때릴 것만 같았는데 시야를 덮은 해무가 귀까지 덮었나보다.
피고, 지고, 또 다시 틔울 준비를 하는 것들. 아주 가끔 눈을 맞추어서는 이해하지 못할 그 언저리, 어딘가.
설익은 벼를 지키고 선 모습들이 춤을 추듯 마냥 즐겁다. 스치듯 걸으면서도 어깨가 들썩인다.
가끔은 풍경도 단청을 올린다. 사람의 사찰과 자연의 사찰을 함께 볼 수 있는 기쁨.
오랜 전쟁 끝에 이곳을 차지한 건 무성한 풀과 바람뿐. 과거의 치열했던 흔적만 남아 전략의 요충이라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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