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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바다가 수면 위로 넘실댄다. 섣부른 걸음으로 다가설 수 없는 기록들.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명당이 있을까. 놀랍고도 흐뭇한 마음.
지나가다 문득 발길을 멈추고 돌아본다. 왜 하필 저 문일까? 왜 저 문을 열어두었을까?
벽을 따라 늘어선, 저마다의 이야기. 어느 쪽에 먼저 말을 걸어볼까, 즐거운 고민을 해 본다.
햇살이 차고 넘쳐 온몸 위로 곱게 부서지고 있다. 내 뒷모습도 나목들과 같을까.
조금씩 발을 내디딜 때마다 뒤꿈치에서 파도 소리가 난다. 돌아오는 길에 밑창을 보니 하얀 소금이 그득하다.
두 개의 가을과 아직 여름인 것들 사이. 시간 속을 걷는 듯 묘한 발걸음.
사람이 모여 만든 자욱한 안개 너머로 보이는 그림자가 있다. 결코 채울 수 없는, 채워지지 않는 허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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