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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걷는 일이 퍽 멋지다는 것을 아는 이는 생각보다 적다. 생각이 늘어가고 발걸음이 늦춰지는 산책.
몇 시간을 솥 안에서 푹 고와 때깔도 곱다. 꺼질 줄 모르는 전구 밑에서 탱글탱글한 속살이 허기를 부른다.
사람이 모여 만든 자욱한 안개 너머로 보이는 그림자가 있다. 결코 채울 수 없는, 채워지지 않는 허상이.
이곳에 담긴 것이 어찌 푸른 물 뿐이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추억과 마음들이 켜켜이 쌓였다.
꽃이 피지 않아도 달콤해진 모습. 과일 향이 배어 나올 것 같은 생각에 코를 킁킁거려 본다.
먼, 아주 먼 곳에 있을 내 것이 아닌 기억을 만났다. 둘 데 없는 빈 눈동자로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제 집을 뒤로 하고 곱게 햇빛을 쬐는 모습들이 재미있다. 바람따라 흔들리며, 아마 물살을 가르는 푸른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바다에도, 하늘에도 섬이 떠 있다. 섬에서 바라보면 이곳도 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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