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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스며드는 가을. 사철 푸른 나무 대신 담쟁이가 가을을 밝혔다.
여전히 굳세고, 여전히 아픈 시선들. 나을 수 있을까. 나아질 수 있을까.
유독 '걷는다'는 단어에는 '홀로'가 어울린다. 갈래로 난 길, 그 사이에서 솟아오를 생각들이 맑다.
시간을 뛰어넘기 위한 문처럼, 골목 끄트머리에 숨겨진 작은 문. 다가서는 발걸음이 설레고 또 설렌다.
조금씩 발을 내디딜 때마다 뒤꿈치에서 파도 소리가 난다. 돌아오는 길에 밑창을 보니 하얀 소금이 그득하다.
한 덩이 구름이 몸을 웅크려 내려앉았다. 그림자만큼 둥글어지고 싶은 그 마음의 이유를 묻는다.
가로지르는 이들을 굽어보는 것들.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조심스러워 진다.
가지 끝에 달린 연두빛 과실 하나, 달콤한 향에 속아 베어 물었다간 인상을 쓸 게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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