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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아래 웅크린 또 하나의 그늘. 주변을 메운 솔향에 속내까지 시원하게 비친다.
바다와 해변이 서로를 꼭 끌어안은 그 경계에 섰다. 바다가 밀려드는 것인 줄로 알고 있었더니, 해변도 바다를 가만히 안고 있다.
눈아래에 펼쳐진 푸른 하늘이, 그 속에 자갈처럼 잘게 부서진 태양이 이곳의 흥취를 더욱 돋운다.
기억의 귀퉁이에는 가끔, 낯선 것들이 자리하곤 한다. 막막한 여백과 그 사이를 가르는, 결코 알지 못할.
어느 틈에 채워질까. 채워지지 않은 여백에 채워진 모습을 상상해 본다.
작은 산이 지면을 굽이치고 있다. 한 마리의 용일까, 그 속내가 끝내 궁금해지고야 만다.
커다란 북의 중앙이 유독 색이 바랬다. 소리가 나는 너를 상상하기도 힘이 든데, 너는 소리의 흔적을 갖고 있구나.
붉은 연등 아래 서니 몰랐던 향기가 풍겨 온다. 이토록 향기로운 도시를 밟고 있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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