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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겁의 바위를 뚫고 들어 앉아 그 역시 바위가 되기까지 흘렀을 인고의 시간이 어둠처럼 내려 앉아 굴 안을 맴돌고 있구나.
옛 것 앞에 새 것이 열렸다. 오래된 죽음과 갓 태어난 빛깔의 조화가 묘하다.
서툴게 보인다 하여 서툰 것은 아니다. 저만큼 삐뚤빼뚤, 그리고도 가지런한 손길.
가장 빠른 길만을 생각해서는 얻을 수 없는 편안함이 있다. 구부러진 길을 따라 걸음이 구부러지니, 더디게 나아가게 된다.
바다도, 하늘도, 땅도 아닌 곳에 물고기 한 마리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여전히 퍼덕이는 꼬리가 곧 여행을 떠날 듯 생생하다.
바쁘고, 아프고, 뜨겁고, 그리고는 웃을 것이다. 저마다의 삶이 달구어지고 있다.
언젠가, 어딘가에선가는 누군가의 삶의 흔적이었을 것들이 가만히 붙박혀 있다. 귀를 기울이면 숨소리가 들려올 듯한 선명한 정겨움.
어느 언저리를 헤엄쳐 이곳까지 닿았을까. 퍽 지쳐보이는, 하지만 여전히 힘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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