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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터널도 길을 따라 가다 보면 눈부신 빛과 함께 새로운 세계가 나타난다.
물의 끝자락이 조심스레 그려내는 지도. 따라가면 무엇이 나올지, 어린애처럼 설레는 마음.
돌 역시 세월을 피해갈 수는 없는 듯 빛 바랜 석탑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날.
벽돌을 굽던 교인들의 마음을 누가 쉬이 짐작할 수 있을까. 자연의 빛깔을 빌려 입은 모습이 신비롭기만 하다.
이곳을 걷고 있으면 어디선가 우당탕탕, 소란스런 소리가 들려온다. 영원한 앙숙이자 친구인 그들이 지치지도 않고 골목을 누비고 있다.
결코 낡지 않을 것 같은 모양새가 오히려 서글프다. 꼬리를 뭉텅 잘라내고 안전선 안에 서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연 없이 오로지 필연만 존재하는 이곳에서 돌 하나도 허투루 쓰이는 법이 없다.
어떤 종류의 흔적들은 항상 마지막으로 다녀간 이를 닮는다. 제각각인 것들마다, 어떤 걸음으로 걸었을지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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