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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는 가끔 선로가 펼쳐진다. 이 가지런한 그림자를 따라 밟으며 어떤 상상을 할 수 있을지.
잔잔히 흐르는 수면을 뒤로 하고 너와 함께 걷는 이 길이 물결이 멎을 때까지 계속되었으면.
아궁이 안에서 바짝 마른 장작이 깊은 어둠 속에서 먼지와 부대끼고 상 위에 아무렇게나 덮인 천이, 가려지지 않을 세월을 어수룩하게 비껴가고 있다.
구름에 번진 노을은 조금씩 빛을 잃어가고 방금 전 마지막으로 날개를 퍼덕인 새 한 마리가 바람에 몸을 싣는다.
마당을 가로지르는 동안 숨죽인 풀들의 소리에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된다.
상상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상상이 된다.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구르는 만화 속 세상.
오색의 문, 그 자락에 비추어 어우러진 풍경들을 들여다 본다. 서로에게 밀리지 않는 그 기특한 선명함이란.
어느 새 귀해진 작은 얼굴. 나와 같은 추억이 그 안에도 잠들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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