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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에 산이 피었다. 조용히 굳어진 작은 산의 모습, 그리고 그 가운데 다시 뿌리를 내린 나무들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 어제의 잔상만 남아있다. 어디선가 불어온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네 위에서 삐걱댄다.
저 독이 채워질 때가 있었을까. 물방울과 공기가 담겨 더욱 고즈넉한 것일지도 모른다.
돌계단을 딛고 올라 주위를 휘 돌아본다. 단지 그 행위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수면 위 색바랜 것들이 떠다니며 그림자를 만든다. 누구의 상념인지 다리 중간에서 발목이 잡혀버렸다.
꽃들의 빛깔은 언제나 나를 놀라게 한다. 어찌 저리 선명하고 고운 빛깔로만 열릴 수 있는지, 부러움에 내는 탄성.
무수한 낱말들이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빛깔만큼이나 설레 보이는 출발선 앞, 두근, 두근.
두렁을 따라 이어진 초록의 끝에는 또 다른 초록이 시작된다. 싱그러운 잎사귀가 눈부시게 빛나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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